김정호 기자

이달 초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과 장애인에 대한 편견 없는 세상을 바라는 시민들이 탄원서를 올렸다.

발달장애가 있는 자녀를 두고 있는 부모들이라고 밝히며 “장애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배려가 여전히 부족하고 구성원들의 인식은 그보다 더 낮은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발달장애가 있는 자녀와 함께 삶을 꾸려나가기가 쉽지 않지만, 더 나은 세상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 발달장애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높아져서 우리의 자녀들을 비롯한 발달장애인들이 사회에서 더욱 존중받고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이러한 마음을 모아 ‘학교가는 길’ 다큐멘터리 상영금지에 반대하는 탄원서를 작성하게 됐다”고 했다.

‘학교가는 길’은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을 호소하며 무릎 꿇은 부모들의 사진으로 유명한 서울 강서구 서진학교 개교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로 올해 5월 5일 개봉했다.

이 영화를 통해 안타까운 것은 장애인들이 다닐 학교를 만들자는 것이 이렇게 격렬한 반대에 부딪칠 일이며, 개교 결정까지 몇 년이나 걸려 그 과정이 한 편의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강서구에는 특수학교가 부족해 학생들이 구로구까지 왕복 3시간 버스를 타고 통학했다고 한다. 지역에서 공진학교가 폐교되며 교육청은 이 부지에 특수학교를 설립을 추진했으나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쳤다. 그 이유는 지역구 국회의원이 가양동이 허준의 탄생지라며 그 자리에 국립 한방병원 건립을 공약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한방병원이 특수학교인 서진학교 보다 지역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반대했다. 국회의원이 교육부지에 병원을 세울 수 있도록 용도를 변경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단지 자신의 당선을 위해 지키지도 못할 공약을 낸 것이 아닌가. 그 결과는 너무도 참담했다. 장애아의 학습권을 보장받기 위해 부모들은 주민들 앞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학교를 포기할 수 없는 부모들에게 주민들은 차별과 혐오의 언어를 뱉어냈다. 병원이 들어오면 지역발전이고, 특수학교가 들어오면 지역발전이 저해되는 것일까? 특수학교를 기피시설로 보는 시선이 너무 안타까웠다.

대한민국 정부는 장애아동이 모든 수준의 교육과 직업훈련을 평등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특수학교(급) 및 특수교사 정원을 점차 확대해 특수교육 대상 장애아동이 교육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아동에게 학창시절은 다양한 경험으로 신체적 발달과 지적 성장을 얻을 수 있는 시기다. 장애인아와 비장애아가 같이 교육을 받으며 학창시절에 올바른 가치관이 형성된다면 미래에는 이런 안타까운 모습이 없어지지 않을까.

곧 있으면 발달장애아들의 진학을 위한 설명회가 있다. 진학을 원하는 학교를 3지망까지 지원한다. 모든 부모들은 통학 거리가 가까운 학교를 선호한다. 너무 먼 통학은 아이에게 적지 않는 스트레스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춘천교육지원청(4월 기준)에 따르면 특수교육대상 학생은 557명으로 일반 학교는 398명, 특수학교는 159명이다. 이들 중 일반학급에서 공부하는 특수교육 대상 학생은 27명이다. 유치원은 4명. 초등학교는 3명, 중학교 11명, 고등학교 9명 등이다. 이 학생들이 모두 원하는 곳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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