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을 내원하는 환자들에게 언제부터 아팠는지, 원인이 무엇인지 묻는 문진이라는 절차가 있다. 

어느 날 협착증으로 다리 저림이 심한 가정주부 한 분이 찾아오셨는데 간혹 텃밭 일을 하고 나면 통증이 더 심해졌다 하여 되도록 텃밭 일을 하지 말라고 당부드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주기적으로 악화하였다. 병세가 호전되다가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집에서 어떤 생활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여쭈어보았다. 

출처=프리픽

새벽에 일어나 2~3시간 동안 방바닥에 앉아서 성경 필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방바닥에 앉는 자세는 허리에 무리를 주는 자세라 성경 필사를 의자에 앉아서 하시라고 권유하고 나서야 통증 재발 횟수가 점차 줄어들었다. 이 환자분은 이 잘못된 자세 때문에 통증이 악화하였다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환자분은 남자분인데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저리다고 찾아오셨다. 퇴직하고 집에서만 지내시는 분이라 특별한 발병 원인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치료하면서 통증이 조금씩 회복되다가도 다시 악화하기를 반복하여 어느 날 하루 일상에 대해서 문진하였다. 집 거실과 베란다에 약 100여 개 화분이 있다고 한다. 이 화분을 매일 아침 기상 후 스프레이로 물을 주는데 스프레이 작동 시 우측 엄지로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이렇게 지속해서 우측 엄지를 사용하여 인대나 힘줄에 염증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일상생활 중 반복되는 안 좋은 습관으로 말미암아 근육이나 인대 등에 꾸준히 무리하게 힘을 주게 되면, 내 몸에서 이를 제어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그때야 통증이 발생하는데, 이러한 경우를 생활습관병이라고 볼 수 있다. 

왜 갑자기 아플까…. 자세히 살펴보면 다 이유가 있다. 우선 이럴 때 병의 원인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리고 자세를 고치거나 스트레칭을 하면서 함께 치료해야 통증을 빨리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온 인류가 겪고 있는 코로나19란 무서운 질병 또한 아직까지는 그 원인이 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어쨌거나 코로나 시즌을 빨리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빨리 밝혀내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이같이 모든 질병은 원인을 알아야 치료가 가능하다.  

이시형(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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