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평산’ 이름 찾기 갈 길이 멀다
‘청평산’ 이름 찾기 갈 길이 멀다
  • 김정호 기자
  • 승인 2021.09.06 17: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평산’은 춘천의 정체성 담고 있다 vs ‘오봉산’이란 이름으로 생업 중이다

춘천시가 ‘오봉산’을 ‘청평산’으로 바꾸는 방안을 모색 중인 가운데 명칭변경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오봉산은 춘천과 화천에 걸쳐 있어 화천군의 동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화천군은 명칭변경에 있어 소극적인 입장이다. 

지난달 27일 춘천문화원에서 ‘청평산 바른 이름 찾기를 위한 포럼’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허준구 춘천문화원 춘천학연구소 소장, 이대주 춘천시의원, 김주경 춘천시 지리정보과장, 주진 춘천시관광협의회 사무국장, 노영일 한테크 대표, 정종성 화천문화원 사무국장, 강원도·춘천시·화천군 지명담당, 청평사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오봉산을 청평산으로 이름을 바꾸기 위한 춘천시와 화천군 사이 논의의 장이 지난달 27일 춘천시문화원에서 열렸다. 

‘청평산’의 정체성 간과해 

이번 포럼에서 ‘청평산’을 간과해 왔다는 의견이 나왔다. 포럼 발제를 맡은 허준구 소장은 “‘청평산’은 춘천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며 “근거 없이 1961년 ‘오봉산’이 됐다. ‘청평산’이란 본래 이름을 찾아 주민뿐만 아니라 춘천시와 화천군이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영일 대표는 “오봉산의 제 이름 찾아주기는 오래전부터 나온 이야기다. ‘청평산’이라는 이름 속에 1천년의 역사가 있다. 자기 이름을 찾는 것이 스토리텔링이다. 오봉산이라는 이름은 60년 정도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문화유산은 역사에 기인한다. 춘천에는 1천년의 역사가 없다. 하지만 ‘청평산’에는 1천년의 역사가 있다. 이 역사에 기인한 문화유산에서 문화자원이 나온다. 근대현대사인 김유정이 춘천으로 사람들을 모으고 있다. ‘청평산’ 이야기를 시·군민들과 행정, 의회, 읍면동에 들려줘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름을 찾아가는 끊임없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대주 시의원은 “시의회에서 5분 발언을 하며 지명이 왜곡되어 가는 것이 부끄러웠다. ‘청평산’이라는 자기 이름으로 새롭게 불렸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치호 청평사 사무장은 “지역의 한 언론에서 ‘청평산’으로 이름을 바꾸면 청평사에 이익이 된다고 했다. 우리의 이익만이 아니다. 지역 공동의 자산 환원이다. (지명변경에) 협력과 협조가 필요하다. (‘청평산’은) 큰 자산이다. 관광지만이 아닌 영원히 자산의 토대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주진 사무국장은 “어떤 사물이든 걸맞은 이름이 있다. 오봉산이라는 이름은 난데없으며 근원을 알 수 없는 이름이다. 의미나 가치도 없다. 역사와 스토리를 찾기 위해 제 이름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청평과 경운이라는 좋은 인문학적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것들을 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청평산 몰라

화천군 주민들은 ‘청평산’이라는 이름이 익숙하지 않으며 오봉산을 더 편하게 사용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종성 사무국장은 “오봉산의 옛 이름이 ‘청평산’인 것은 알고 있다. 춘천시와 이야기를 통해 ‘청평산’이라는 이름을 찾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도 들었다. 하지만, 지역주민들은 ‘청평산’, ‘경운산’이라는 이름을 모른다. 주민들 기억의 역사 속에는 ‘청평산’이 없다. 오봉산으로 기억하고 있다. 현재 이름을 바꾸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자세한 내용을 지역주민들에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환 화천군 지명담당은 “‘청평산’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시각의 차이에 대해 말하고 싶다”며 “춘천시에서 말하는 것처럼 청평사가 있어 ‘청평산’에 대한 의미를 두는 듯하다. 화천의 오봉산에 대한 시각은 다르다. 지역에 계시는 분들이 ‘오봉산’이라는 이름으로 작목반 운영하고 지역에서는 그 이름을 근간으로 생업을 하고 있다. 명칭을 개명한다고 해도 (화천군에는) 어떤 이득이 있는지 모르겠다. 군민을 대변해서 왔다. (오봉산은) 60년 동안 불렀던 친숙한 이름이다. 심도 있는 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주경 춘천시 지리정보과장은 “2006년에 지명변경에 관여하며 역사성을 부여하고, 유래를 반영해 지명을 개정한 사례가 있다. 지명 변경이 아닌 지명 회복의 개념으로 갔으면 좋겠다. (주민들이) 알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행정 차원에서 홍보가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모두가 동의하는 관점에서 뿌리를 찾아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엄주련 강원도 새주소부동산담당은 “춘천시에서 지명변경을 발의해 강원도 지명위원회에 상정을 위해서는 춘천시와 화천군 주민의 동의가 필요하다. (지명변경에 대한) 지역주민의 공감대가 중요하다. 강원도 및 국가 지명위원회 심의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주민동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으로 시간을 두고 화천군민의 공감대를 얻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 토지과 관계자는 “‘청평산’에 대한 논의를 춘천시와 화천군이 함께한 것에 의미가 있다”며 “급하게 지명변경을 추진하는 것보다 (춘천시와 화천군) 서로 간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한다. 최근 지명위원회 위원들의 성향을 보면 주민의 의견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 춘천시와 화천군 주민의 충분한 의견수렴이 있어야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제310회 춘천시의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오봉산 명칭에 대한 지적과 함께 명칭변경에 대한 조치로 춘천시와 화천군의 논의가 시작됐다.

김정호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