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도시 춘천을 바라보는 시선
커피도시 춘천을 바라보는 시선
  • 오홍석 (사단법인 인투컬쳐 상임대표)
  • 승인 2021.09.06 17: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홍석 (사단법인 인투컬쳐 상임대표)

한국인들의 커피 사랑은 유별나다. 끼니는 건너뛰어도 커피는 마신다. 아침 식사를 커피로 대신하거나 점심을 먹고 난 후 커피를 마시는 습관이 일상화되었다. 커피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국에 커피전문점은 7만 개를 넘어섰다. 최근 국내커피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8년 커피 시장 규모는 약 7조 원에 이른다. 국민 한 사람당 1년간 평균 353잔의 커피를 마셨다. 이는 세계 평균 소비량인 132잔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경제연구기관들은 커피 시장이 2023년까지 약 8조6천억 원 규모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제 도시는 물론 시골 어디에서도 어김없이 커피를 판다. 그리고 그곳에서 판매하는 수많은 종류의 커피음료는 빠르게 변화하는 우리의 삶이 반영된 음식문화가 되었다. 

우리는 왜 그렇게 커피를 좋아하게 되었을까? 커피가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은 1976년 인스턴트커피가 개발되면서부터다. 커피와 프리마, 설탕이 배합된 커피믹스의 단맛과 구수한 맛은 한국인들이 즐겨 먹던 숭늉의 맛과 유사했다. 여기에 편의성이 더해지면서 인스턴트커피는 국민 인기상품으로 부상했다. 이것은 숨 가쁘게 산업화시대를 살아온 세대들에게 커피 한 잔의 여유가 전하는 일상 속 작은 행복감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사회적 분위기를 가져다주었다. 

45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커피의 존재감과 역할은 분명 달라졌다. 커피는 더 이상 단맛과 구수한 맛으로 먹던 단순한 기호상품이 아니다. 그 보다 현대인들의 삶의 가치를 드러내는 라이프스타일이다. 그리고 위로받고 싶은 사람들에게 치유의 효과를 내는 힐링 코드로 변화했다. 커피만큼 사람들의 감성지수를 자극하는 음료도 드물다. 그윽한 커피 향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과 감정적 공명을 이룰 수 있는 카페라는 매개 공간을 제공한다는 점이 강점이자 매력이다.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한 끼 음식값과 맞먹는 비싼 커피 값에도 흔쾌히 비용을 지불한다.

지난 7월 춘천시는 커피도시를 표방하고 나섰다. 커피를 지역의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여 춘천을 더욱 매력적인 도시로 변모시켜 가겠다는 구상 의지를 제시했다. 이에 앞서 미국 시애틀은 비와 스타벅스 커피를, 강릉은 바다와 커피를 브랜드화하여 지역을 매력적인 이미지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춘천시가 커피도시로서 경쟁 도시와의 차별성을 갖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주민이 주체적으로 새로운 도시브랜드 만들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지자체가 주도하는 방식은 그 효과가 제한적이고 독특한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내기 어렵다.

커피가 가진 큰 장점은 세계인 모두가 공유하는 음료 문화라는 것이다. 커피는 일상 속에서 여유를 즐기고 개성과 삶의 질을 중시하는 오늘날의 탈물질주의적 가치를 대변하는 새로운 소비문화로 전환되고 있다. 그 취향도 점차 고급화, 다양화하는 추세다. 결국 춘천 커피도시의 성패는 사람들에게 커피문화의 경험을 통해 어떻게 행복감을 느끼게 해줄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춘천이 매력과 개성, 생동감과 다양성으로 가득한 커피라이프스타일 도시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