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쁘, for you 그림을 그리고, 비누를 만듭니다
[인터뷰] 미쁘, for you 그림을 그리고, 비누를 만듭니다
  • 백종례 시민기자
  • 승인 2021.09.13 1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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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빈

‘미쁘’는 ‘믿을 수 있는’이라는 뜻의  순 우리말이다. 인스타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먼저 알았고 다른 피드에서 비누공방을 운영하는 대표로 마주쳤다. 그림과 비누에서 결이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기에 몇 번을 두드려 그녀를 만났다. 밝은 햇살이 퍼져있는 오후 향교 앞 비누제작 공방을 찾았다. 문을 열자 기분 좋은 향이 먼저 반겨주었다. 바쁜 일정 속에 갑자기 찾아 온 소확행이었다.

좋은 향기는 바쁜 사람도 멈추게 해요

“계절이 바뀔 때 나는 향기처럼요. 이 공방에 퍼지는 비누향이 저한테 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 향이 내 향이구나!’하는 감사함도 있어요. 천연향이 자연스러운 향이니까 더 좋은 것 같아요.”

조향을 공부하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천연 향의 고급스러움, 다양한 어우러짐, 더욱 알고 싶은 궁금함 등이 많아진다고 했다.

“메이창(과일과)은 다른 어떤 향과도 잘 어울려요. 로즈우드는 하향이라 무거운데 티트리, 유칼립투스와 함께 풀 향이 나기도 하고요. 10ml에 10만 원이 넘어가는 비싼 천연향이라 비누에 마음껏 쓰지는 못하지만 써보고 싶은 향들이 정말 많아요.”   

비누에 그림을 넣을 수 있어요

“유치원 때부터 지금까지 그림을 쉬어본 적이 없어요. 미술이 친구였어요. 서울 일러스트페어에 참가하면서 만나게 된 작가 분들이 제 그림을 좋아해 주시고 응원도 해주면서 또 다른 도전을 하게 됐어요. ‘나 잘 가고 있구나!’의 마음을 얻어서요. 그림은 아트상품을 만들기 힘들고 집에서만 하기에는 공간 제약이 있어요. 그래서 공방을 시작하게 됐고요. 일러스트가 먼저였고 비누를 배우면서 그림을 넣을 수 있어서 같이 하게 됐어요.”

의미가 있는

그녀의 비누는 단순하지가 않았다. 무언가가 그려져 있었고 그 이상의 향기가 어우러져 나왔다. 작품들이 사소한 것도 그냥 지나침이 없을 듯한 자태를 풍기고 있었다. 

“뜻을 알았을 때 더 기억을 하는 것 같아요. 의미나 뜻을 혼자 많이 생각하고 지어보는 편이에요. 더 은은하게, 조금 더 길게 남아있을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거든요.”

‘미쁘, 포유’의 이름도 그림과 비누 그리고 작품의 의미를 모두 담은 우리를 위한 신뢰의 선물 같았다.    

쉼이 없는 그림

“아직까지 정체성을 확립 못했어요. 유명 작가들에 비해서요. 그림은 아직도 배우는 중이라 쉼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다행이도 제 그림을 보고 제 그림으로 알아주시는 분들이 계셔요. 그래서 너무 감사해요. 수많은 작가가 탄생됐다가 사라져요. 그림이 좋아서 시작했는데 이 시장이 넓고 크네요(웃음).”

그 어려운 그림을 그녀는 편안하게 그리는 그림과 편안하게 안 그리는 그림으로 활동한다고 했다.

“제게 편안한 그림은 기억으로 그리는 거예요. 다른 이들을 보고 찍을 수 있는데 제 모습은 그게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좋았던 장면들을 기억으로 그리는 편이에요. 그림의 이야기는 남자친구와의 일상을 주로 그려요. 커스텀(기성복을 디자이너가 재가공하거나 디자이너의 의상을 양산하는 방식의 패션) 문화에 동참해서 남친과 함께 신발에 그림을 그려 넣기도 하고요. 이러한 장면을 기억해서 다시 그림으로 그리고 엽서로도 만들어요. 다른 작가와 차별성을 두기 위해 기억의 파노라마처럼 옆으로 긴 형태의 엽서로 만들고요. 기억에 조금 더 남게 다른 모습으로 다가가는 거죠. 편안하게 그리지 않는 그림은 기억이 아니라 서칭을 해요. 공부하면서 키워드를 뽑고 단순화시키면서 그려나가요. ‘문화도시 춘천’ 행사 작품처럼요. 광복절, 환경의 날 등을 공부하면서 저만의 작품으로 내보이죠. 

일상에서 계속 마주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1~3) 원데이 클래스 수강 모습과 완성작, 4) 미쁘 for you 외관      출처=미쁘 for you SNS

“여기를 찾아오시는 분들이 비누에 추억을 남기고 싶어 하세요. 남겨서 간직하고 싶으신 거죠. 단순화와 그림화하면서 한줄한줄 그려나가고 비누로 만들어가요.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면 참 좋아요. 지금처럼 꾸준하게, 은은하게 사람들한테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일상에서 계속 마주칠 수 밖에 없는 그림과 비누처럼요. 내 일상을 그림으로 한 장 더 남기는 것! 내 일상을 그림으로 담아서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 일상에서 공감을 끌어낼 수 있어서 소통이 되는 것 같아요.”

코로나로 힘든 이 시기를 ‘버티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는 마음으로 소중하게 보낸다고 했다. 하나하나 직접 고르고 칠하고 조립했던 그녀의 공간에서 ‘믿음을 주는’ 향기가 계속 퍼지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백종례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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