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삼경의 아뜰리에8

언덕 슈퍼 / 서현종 作  아크릴, 53x40cm, 2019

저 잔에는 달이 몇 개나 떠 있을까. 사람들이 태양이나 달을 쳐다보며 경외감을 갖는 이유는 그것이 천지만물 모든 것을 차별 없이 빛내주고 따사롭게 해 주기 때문이다. 물론 낮과 밤이 있고, 양지와 음지가 없을 수 없는 세상이지만, 최소한 잘난 곳이라고 더 오래 머물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또다시 추석이다. 여기저기 초대형 고성능 카메라로 달을 담고 세상을 돋운다. 추석은 달의 계절이다. 여름의 가혹한 더위를 품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세상은 여전 힘들다. 언제고 쉬운 적이 있던가. 어쩌겠는가. 어려울수록 가슴 속의 달을 모닥불 삼는 수밖에. 저들은 아마 소주를 연료 삼아 이 언덕을 넘어가자는 것일 게다. 작가도 한마음이었을까. 이 언덕을 넘어 모두 슈퍼맨이 되길 바라는 것이라니.

최삼경(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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