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와 운전자의 눈치게임 이뤄지는 교차로
“아슬아슬 위험하다” vs “지금이 편하고 효율적”
기형적 도로 형태, 신호등이 오히려 교통정체 초래

춘천시청 뒤편 언덕 교차로의 통행에 통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6일 오후 5시, 춘천시청 뒤편 교차로에서 차들이 엉켜 통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차들은 신호 없이 통행 흐름에 맞춰 각자 움직이고 있었다. 차가 모두 지나가길 기다리다 참지 못하고 횡단보도를 빠르게 건너는 사람도 있었다.

해당 교차로가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교통 문제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시민 박 모(26)씨는 “가끔 이 길을 지나가는데 초보운전인 나에겐 당황스러운 교차로다. 눈치껏 끼어들지 못하면 뒤에서 클랙슨을 울리고, 과감하게 지나가려 하면 맞은편 차와 부딪힐 것 같다”고 말했다. 보행자로서도 아슬아슬한 눈치게임이 이뤄진다. 시민 김미선(56) 씨는 “여기서 횡단보도를 건너려면 차들에게 내가 건널 것이라고 의사표현을 확실히 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눈치껏 건넌다. 간혹 성격 급한 차들이 나를 기다려주지 않고 지나가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무섭다”고 말했다.

반면 신호가 없는 상태가 더 편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시내에서 운송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 시민은 “이곳에 신호가 생기면 차가 더 밀릴 것 같다. 유독 통행량이 많은 시간대에는 빠르게 지나가는 게 더 편하고 효율적이다”라고 밝혔다. 시민 원 모(43)씨는 “이곳 통행량이 워낙 들쑥날쑥이라, 신호가 생기면 불편할 듯하다. 차가 없는 교차로에서 신호 대기를 하다 보면 가끔 짜증 날 때도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서 “게다가 팔호광장에서 교차로까지 오르막길인데, 그곳에서 신호에 걸린다면 차에도 부담이고, 피곤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교차로에 신호등이 운영되지 않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춘천경찰서 교통계 관계자는 “과거에 경찰 합동 아래 신호등이 시범 운영됐던 적이 있다. 워낙 통행량이 많은 탓도 있고, 5지 교차로다 보니 신호 자체가 길었다. 심하면 신호를 받기 위해 130초, 약 2분간 기다리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가장 큰 문제는 도로 형태가 기형적이라는 거다. 교차로가 언덕에 있으니, 팔호광장에서 오는 길에 심한 경사가 있다. 또, 시청에서 올라오는 길은 일방통행, 시청 별관 쪽으로 난 길은 좁은 도로다. 다양한 특성의 도로가 한데 모이는 탓에 교통 정체가 더욱 심하게 일어난다. 시청 별관 쪽으로 빠지는 차들은 맞은편에서 오는 차가 있으면 도로에 진입하지 못해 교차로 한 가운데 멈춰야 했다. 우리도 해당 교차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나 통제하에 있으면 더욱 정체가 심해지고 모두가 불편을 겪으니 현재 상태가 최선이라고 판단했다”라고 밝히며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시청과 협의한 바에 따르면 근처에 어린이집이 신설되는데, 그러면 교차로는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된다. 30km 속도 제한 규정이 생기고, 과속방지 횡단보도와 과속카메라가 설치된다. 차들이 속도를 줄이니 보행자 안전 문제나 꼬리물기를 충분히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황유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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