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 조성사업 ‘일당백 리턴즈’ 1기 46팀 활동 마무리
도시와 일상을 바꾸는 시민의 딴짓… 2기 15팀 9월 말부터 실행

《춘천사람들》은 지난 282호에서 대학생·회사원·교사·예술가·자영업자 등 시민 46팀이 평소 다양한 제약으로 시도하지 못했던 ‘쓸모있는 딴짓’을 문화 이벤트로 펼치는 ‘일당백 리턴즈’ 일부를 소개한 바 있다. 문화 활동에 처음 참여한 시민들도 많아서 시민참여가 핵심인 문화도시 조성사업에 단비 같은 존재들이다. 두 번째 순서로 또 다른 프로젝트들과 최근 열린 1기 성과공유회를 소개한다.

김진태(임업) 씨는 시민 2명과 함께 7~8월 ‘뒷산 식물 탐험대’를 진행했다. 고은리의 산에서 식물 관찰 및 세밀화 작업을 하면서 각 식물의 특징을 연구하고 식물을 채집해 압화를 만들어 전시를 열었다. “평소 그냥 지나치는 식물이나 꽃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서 시작했다. 춘천의 여름에 피는 꽃을 어느 정도 알게 되어 만족스럽다. 길을 걷다가도 아는 꽃과 식물이 눈에 들어오면 발걸음을 멈추고 즐기는 여유가 생겼다. 참가자들도 친밀하고 부담 없는 분위기에서 식물을 관찰하고 공부할 수 있었다. 축적된 결과물로 책을 내는 등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신지원(32·석사동)씨는 ‘최애계절 달력프로젝트’를 지난 8월에 진행했다. “직접 촬영한 사진으로 만든 달력을 해마다 연말에 선물해왔는데 올해는 춘천이 담긴 그림으로 달력을 만들고 싶었다. 시민 6명이 함께 각자 좋아하는 춘천의 계절을 그려서 달력을 만들었다. 그림 그리는 걸 어렵게 생각했기에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앞으로 춘천의 굿즈로 발전시키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혜린(33·미술강사) 씨가 가르치는 아이들 중에는 장애 아동이 많다. 오래전 발달장애아를 가르친 것이 계기가 되어 장애·비장애 아동 모두를 편견 없이 가르쳐왔다. “발달장애 아동에 대한 오해와 가족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스트라이프!’를 기획했다. 발달장애 아동 부모와 활동보조교사 6인의 인터뷰를 ‘브런치’웹으로 소개하고 12월에는 발달장애 아동 2명이 그린 작품 전시회를 연다. 장애 아동들이 그림을 통해서 세상과 더 잘 소통하고 장애 아동 가족들이 좀 더 행복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소영(26) 씨는 디자이너 겸 포토그래퍼로서 ‘나를 알고 전환하는 시간 퍼스널 브랜딩’을 진행했다. 퍼스널브랜딩이란 개인이 가지고 있는 꿈·가치관·비전·장점·단점·매력·재능 등을 분석하여 개인의 포지션과 목표를 정하고 그에 맞는 브랜딩툴과 채널을 통해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유지와 관리를 하는 작업이다. 장 씨는 중년여성 총 9명의 퍼스널 브랜딩을 돕고 최종 진단서(사진)를 제공했다. “이런 활동을 처음 기획해봐서 쉽진 않았지만 참가들이, ‘나를 좀 더 이해하고 표현하게 됐다. 이런 기회를 제공해주어 감사하다’라는 말에 정말 뿌듯했다”고 말한다.

문기단(한림대 청소년문화기획단)은 청소년학을 복수 전공하거나 청소년에 관심이 큰 학생 18명이 모인 동아리이다. 이들은 ‘하얀표지에 새긴 우리의 이야기’를 통해 동화책 《우리도 이러한 권리가 있어요》, 《특명 지구를 지켜라》, 《미안해 친구야》를 만들었다. 정미래(사회학) 씨는 “책은 각각 아동 인권·환경·언어습관을 주제로 했다. 책을 펴내는 꿈이 있었는데 이왕이면 친구들과 함께 청소년을 위한 주제로 만들고 싶었다. 향후 공공도서관과 청소년시설에 비치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황은정(28·석사동) 씨는 ‘낭만변사의 도시낭독기’를 통해 춘천을 알린다. 몇 해 전부터 장애인을 위한 오디오북 제작에 참여하는 등 봉사활동을 해왔다. 코로나로 활동이 여의치 않자 그 경험을 살려 시민의 목소리로 춘천의 명소와 축제를 알리는 소리여행책자를 기획했다. 춘천과 전국에서 2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그중 춘천시민 15명, 타지 15명 총 30명이 춘천을 알리는 낭만변사가 되어 닭갈비골목·공지천·청평사·봄내길·국립춘천박물관·춘천인형극장·김유정문학촌·춘천마임축제 등 명소와 축제를 소개한다. 책자는 황 씨의 블로그(https://blog.naver.com/whaleoa/222488862404)에서 파일로 공유되고 있다. “지난 8월은 의미 있고 행복했다. 비대면으로 제작하면서 코로나시대 많은 이들이 소통하고 나누는 일상에 대한 그리움과 갈증이 크다는 걸 절실하게 느꼈다. 내게도 큰 전환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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