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通] 춘천까지 불어닥친 미친 집값
[경제通] 춘천까지 불어닥친 미친 집값
  • 나철성 (사)강원평화경제연구소장
  • 승인 2021.09.2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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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철성 (사)강원평화경제연구소장 

전국의 미친 집값이 최근 강원도를 강타하고 있다. 올 초 속초시 동명동에 12억 원에 분양된 아파트가 16억 9천만 원에 거래되어 세간의 화제가 되었다. 지난달 강릉시의 공원 일몰제에 따른 민간특례 사업으로 시행된 아파트 분양가는 평당 1천60만 원 선으로 예상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1천204만 원까지 치솟았다. 각종 옵션과 확장비까지 포함하면 실 입주비 마련에만 33평 기준 4억 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경쟁률은 강릉시 아파트 분양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도내의 미친 집값은 바닷가가 즐비한 영동지역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원주의 경우 전국적으로 이른바 ‘갭투자’의 성지로까지 불릴 정도로 부동산 투기가 극심하다. 원주의 경우 최근 3개월간 3천125건 매매 중 외지인 매매가 1천10건으로 전체 38.4%를 차지하며, 동일 기간 전국 4위를 차지하였다. 특히 1억 원 이하 아파트 매매가 극심한데, 20년 넘은 한 아파트 경우 7~8월 들어 129건의 매매 계약이 체결되었는데, 이는 지난 6개월간 거래량의 두 배 이상이라 한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도내 타 지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6월 근화동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경우 평균 31.78: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2019년 3월 온의동에서 분양한 아파트, 최고 경쟁률 27:1 경쟁률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이러다 보니 실제 올해 입주한 시내 브랜드아파트 단지의 경우 실거래 가격이 분양가 대비 무려 2억 원이나 오른 상황이다. 

이렇게 도내 곳곳과 춘천이 최근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이유는 전국에서 육지에서는 유일하게 청약 비규제 지역으로서 당첨 후 6개월이 지나면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며, 분양권 당첨자는 분양가의 10%인 계약금을 내면 인기 동호수의 경우 100% 이상의 단기 시세차익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노다지’가 따로 없다. 여기에 투기 세력뿐만 아니라, 실수요자와 막차를 타려는 지역민들까지 뛰어들면서 집값을 천정부지로 치솟게 하는 것이다. 

집값이 치솟아도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지역의 인구가 늘어나고, 산업이 신흥하여 소득이 늘어난다면 집값 상승은 당연하다. 오히려 양질의 정주 여건을 위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춘천의 경우 근 10여 년째 인구는 정체되어 있고, 이천시나 평택시처럼 대규모 첨단 산업단지가 들어서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코로나로 인해 관광 소득과 소비를 비롯한 자영업, 실물경제는 더욱 위축되어 있는 상황이다. 춘천시 소득과 소비의 주축을 이루는 공공 행정직의 임금은 평균 물가 수준밖에 오르지 않은 상황이다. 앞뒤를 보더라도 28만 명 중소도시에서 5~6억 원에 아파트가 매매되고, 편법적 거래가 난무하는 것은 비정상적이다. 최근 시내 한 아파트의 상가분양에서는 사전분양 여부 등, 불법과 탈법 동원 여부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올해 초 춘천시는 삼천동과 장학리 일원에 1천500세대 신규 아파트 공급 정책을 발표하였다. 문제는 이 지역이 1종 주거지역임에도 불구하고 택지 공급대상지로 발표하여 특혜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러한 공급 정책을 발표하면서 ‘추가 공급’을 통해 집값을 잡겠다는 엉터리 정책을 내놓고 있는 점이다. 춘천시의 주택 보급률은 이미 100%를 넘은 지 오래다. 

지역의 미친 집값은 결국 서민의 주거불안을 가중시키고 가계부채 증가로 가처분 소득 악화로 이어져 지역 경제를 더욱 벼랑으로 내몰 것이다.

앞으로 8개월 후면 지방선거가 있다. 과연 시장과 지역 의원 출마자들은 이 미친 집값을 바로 잡기 위해 어떤 정책과 대책을 내놓을까? 아니면 더욱 기름을 부어댈 밀착형 동네 개발만 내세울까? 고심만 깊어지는 청명한 가을 하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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