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봉산 산채의 인기 메뉴는 취나물을 자박자박 깔고 그 위에 훈제오리를 얹어 만든 오리전골이었다. 토속적인 건강식이라 부모님들께 대접하면 백발백중이었던 메뉴로 자식들이 효도할 수 있게 도와주는 식당이었다.

올해 초 가보니 ‘삼천동으로 이전합니다’란 안내 문구만 있길래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었다.

얼마전 재오픈한 곳은 넓고 쾌적한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이름도 “봄담은 산채”로 새롭게 변신했다. 우선, 룸이 많아져서 부모님을 모시거나 손님 모시고 가기에 제격이었다. 삼천동 자이아파트 앞, 하사관주택단지 건너편으로 건물을 새로 지어 이전했다.

기쁜 마음으로 달려간 새로운 둥지의 마당 입구에 아름드리 큰 나무 한 그루가 반갑게 맞이해주었고 마당 왼편에는 장독대들이 정겹게 놓여져 있었고, 십 여대의 차가 들어갈 수 있는 주차공간도 널찍하게 마련돼 있었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니 청결하고 넓은 홀이 펼쳐지며 감자꽃, 민들레 등 예쁜 꽃 이름이 걸린 룸들이 양쪽으로 자리했다. 거의 예약이 많다 보니 룸은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하기 힘들다고 한다.

곰삭은 취나물 절임에 오리고기 한 점과 푹 익은 부드러운 취나물을 함께 올려 싸 먹으면 건강이 입속으로 가득 들어온다. 전골을 먹고 난 후 먹을 수 있는 볶음밥은 들기름으로 달달 볶은 김치를 넣어 담백하고 순하게 만들어주어 남녀노소 편히 즐길 수 있다.

자극이 없고 건강한 재료들로만 만들어서 그런지 속도 편하다. 이외에도 산채비빔밥, 더덕구이 등 건강 메뉴가 가득한 곳이다. 백년가게 현판이 붙어 있는 것을 보며 오랜 기간 시민들과 함께해온 주인장의 노고에 숙연해진다.

지금의 장소는 예전부터 식당을 위한 텃밭으로 이용하던 곳이었는데, 새롭게 건물을 지은 것이라고 한다. 지금도 농사를 짓고 있는데 이 채소들을 식당에서 사용한다. 김치를 가리키며 “배추도 사장님이 농사지으신 거니 많이 드세요, 고추도 다 농사지은 거예요”라고 자랑하는 직원은 재료에 대해 자부심이 대단했다. 예전에도 늘 넉넉했던 인심은 그대로였다. 좋은 곳으로 이사해서 축하드린다는 인사에 “여러분들께서 도와주셔서 가능했어요” 라며 주인장은 공을 모두 손님들에게 돌렸다.

한동안 어머님 모시고 갈 곳이 줄어 아쉬웠는데 이렇게 재탄생해주니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라 건강을 챙겨야 할 시기다. 가족나들이로 제격인 ‘봄담은 산채’에서 뜨끈한 전골로 몸과 마음을 힐링하며 가을을 맞이해보자.

삼천동48-11 / 252-5313 

편현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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