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치유 마지막 회

10월 5일. 생활밀착형 봉의산 산림치유 10월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역시나 호응도가 높아 참가자 모집에 어려움이 없다. 아니, 마감 후에도 신청 전화로 대기자가 줄을 선다. 심신의 치유를 갈망하는 시민들의 절실함을 다시 느끼며 사명감으로 운영진은 무장을 한다. 2022년 사업을 계획하며 지나온 프로그램을 재정비하고 나름의 프로토콜을 정립해 간다. 강사별 다른 프로그램 운영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편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통프로그램’과 ‘강사별 단위프로그램’으로 양분하여 진행한다. 이는 동일 기본 프로그램 구성으로 시민들의 습관 형성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취지도 보태졌다.

공통프로그램 중 ‘바르게 걷기’와 ‘맨발걷기’는 참가자들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프로그램이다. “걷기가 걷기지 뭘 배운다는 거죠?” “맨발로 숲을 걸으라구요?”라던 질문은 프로그램 말미 즈음 “매일매일 연습하면 습관이 되어지겠죠?”라며 바르게, 맨발걷기 전도사가 되어서 돌아간다.

지난달 28일, 강원산림치유복지연구회가 봉의산에서 ‘숲길맨발걷기’ 산림치유를 진행하고 있다. 

바르게 걷는다는 것은 바른 자세로 걷는 것을 말한다. 즉, 바른 자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세를 최대한 바르게 하여 걷는 습관을 익히도록 하는 것이다. △정수리는 하늘에서 당기듯 끌어올리고 △시선은 10~15m 앞을 응시하며 △턱은 당기고 △어깨는 내리며 △가슴은 들어 올리고 △배꼽이 등에 닿는다는 느낌으로 △발뒤꿈치를 착지하여 둥글게 발가락 추진력으로 나아간다. (출처=대한걷기연맹) 걷기가 운동이 되는 20초에 40보 이상의 속도를 유지하도록 속도감을 익히고, 바른 자세를 의식하며 20여 분 걷기를 연습하면 걷기가 이렇게 힘든 거였냐는 토로가 이어진다. 흐트러진 자세가 고착화되어 산 지가 몇십 년인가…. 그 습관을 고치기에 20여 분은 기대조차 허락되지 않는 찰나다. 기본 차려자세와 속도감을 익혀갈 즈음, 빠른 박자의 음악을 틀면 금세 분위기는 반전된다. 걸음에 신명이 실리는 순간이다. 30여 분 봉의산 순의비 앞 잔디 트랙을 리듬에 맞춰 걸으면 어느새 이마에 반짝반짝 땀이 배어 나온다. 

잠시 숨을 고르고 짧은 휴식을 지나 ‘숲길 맨발걷기’. 특별히 발에 상처가 있거나 당뇨가 심한 참가자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참가자들은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그러나 기껍게 양말을 벗어 던진다. 역시나 함께라서 가능하다. 정상 등반이 아니라 ‘치유’가 목적인 산림치유는 다양한 코스의 봉의산 구역 중 가장 평이하고 맨발걷기에 적절한 2구역으로 맨발걷기를 진행한다. 숲에 들어서면, 그늘 속에 숨 쉬는 맨땅의 촉촉한 기운으로 이내 낯섦이 사라지고 발에 닿는 촉감에 집중한다. 

맨발걷기 치유의 이론과 생리학적 근거는 연구로 검증되고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효과는 ‘지압(reflexology)효과’와 접지(earthing)효과를 들 수 있다. 지압을 통한 혈액의 펌핑기능을 강화하여 혈행을 개선하고, 맨땅에 맨발을 접해 적혈구의 제타전위(weta potemtial)를 높여 혈액의 점성을 낮추어 혈류 속도를 개선하고 활성산소를 체외로 배출한다. (출처=맨발걷기의 기적, 박동창) 이외, 맨발걷기의 경이로운 치유사례와 치유효과에 대한 공식·비공식 연구들이 근거를 뒷받침한다. 서울에는 2018년부터 ‘맨발걷기 시민운동본부’가 비영리 민간단체로 등록하여 맨발걷기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 

춘천시 애막골 새벽장터 숲에도 ‘맨발걷기길’ 코스가 있다. 딱히 정해진 코스를 걸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걸으면 그곳이 길이 되는 것이라 했다. 봉의산, 국사봉, 안마산…. 춘천에는 아름다운 호수 못지않게 생활권역별 도시숲이 곳곳에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두고 바라만 볼 것인가. 꿈은 꾸는 것이 아니라 이루는 것이라던데, 건강은 지키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는 것이다. 맨발로 걷는 경이로운 즐거움을 함께 느껴보지 않겠는가. ‘숲길 맨발걷기 산림치유’에 당신을 초대한다.  

임희경 (산림치유지도사 1급/ (사)강원산림치유복지연구회 대표)

※ 자연인 산림치유 코너는 이번 회를 마지막으로 글을 맺습니다. 그동안 코너를 집필해주신 임희경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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