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아이의 한글 공부로 걱정이 늘어간다. ‘빵점이면 뭐 어때, 고치면 100점인데’라며 매우 긍정적인 아이의 웃는 얼굴을 보고 있자니 너털웃음이 절로 난다. 많은 연구결과들이 디지털 키즈인 요즘 아이들의 문해력 수준에 우려를 표하고, 문해력 향상을 위해 책과 친해지는 것을 강조한다. 또한 유아기는 물론이고 초등과 중학 이후에도 독서 흥미를 돋우기 위해 “소리내어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엉덩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아이들의 입꼬리를 올리는 그림책 《엉덩이학교》는 어린아이들과 소리내어 읽기 좋은 그림책이다. 방귀 소리로 악기 연주하듯 표현한 글을 읽는 재미도 좋고, 바지 주머니와 단추 등으로 다양한 표정을 그려낸 점도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기에 적합하다. 거미줄로 그림을 그려 문제를 내는 형식으로, 아이의 답변에 “딩동~” 하며 게임 하듯 읽는 그림책 《딩동거미》도 있다.

받침글자를 어려워하는 딸아이를 가르치며 티격대격 하다가 함께 그림책을 읽으며 깔깔댔더니 내 마음속 걱정덩어리가 푸쉬쉬 녹아내렸다.

 얼마 전 독서의 달을 맞이하여 도서관장님이 늑대 옷을 입고 늑대 이야기책을 읽어줬다. 처음엔 쭈뼛쭈뼛 어색하게 다가와 앉았던 아이들이 어느새 이야기에 몰입하고 재미있어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소리내어 읽기는 오늘의 이야기꾼이 오늘의 이야기(책)에 자신감을 갖고 임한다면 능수능란한 동화구연가가 아니어도 재미있는 이야기 시간을 만들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늘은 각자 좋아하는 책 한 권 골라 우리 집 이야기꾼 되어 보는 건 어떨까.

전부용(담작은 도서관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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