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강변을 덮은 가시박, 단풍돼지풀 매우 심각
소양댐 하류 잉어와 누치떼 어렵지 않게 확인

9월 초. 의암호 탐사는 겨울 철새들 부재로 조류활동 확인이 저조했다. 그러나 철새면서 텃새로 가장 흔하게 발견되던 흰뺨검둥오리 외 가마우지, 멧비둘기, 백로들은 여전히 쉽게 발견됐다. 서면에서 200여 마리 제비들의 집단 먹이활동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서면 호수 변은 제방폭이 좁고, 태양을 피하도록 그늘을 만들어주는 큰나무의 개체 수가 적었다. 그래도 잘 조성된 자전거길을 따라 걷는 것은 편리했다. 

서면에서 버드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가시박    사진 제공=고학규 시민기자

시작부터 조사원들을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한 것은 역시나 가시박이다. 식물종 중 단연코 우점종으로 자리 잡았다. 신매대교부터 신연교까지 약 12km에 걸쳐 호수 변을 완전히 덮쳤다. 북한강 변을 넘어 산으로까지 기어오르는 모습과 줄기에 졸리고 해를 보지 못해 고사 중인 작은 나무들을 보며 언제까지 두고만 봐야 하는지 안타까웠다. 3m 높이로 자라는 단풍돼지풀의 위협도 만만치 않았다. 이 풀은 6.25 당시 북미에서 건너와 생태교란종으로 지정됐으며 노란 꽃가루가 알레르기성 질환을 일으키는 유해식물이다. 무서운 번식력이 후평동 방향 소양 1교에서 소양 7교까지의 조사구역에서도 확인됐다. 꽃가루가 한참 쏟아지는 시기였는지 일부러 뿌려놓은 듯한 노란 꽃가루가 듬뿍듬뿍 쏟아지고 있었다. 어떤 것들은 키가 크고 줄기가 굵어 나무로 착각할 지경이었다. 가시박과 단풍돼지풀을 비집고 한창 꽃을 피우고 있는 나팔꽃, 달맞이꽃, 유홍초, 애기나팔꽃들은 호수 변을 예쁘게 장식했다. 갈대인가 했던 달뿌리풀의 분홍빛 꽃차례들이 산들산들 흔들리고 있었다. 이 부근에서 사진을 찍는 고학규 시민기자는 두 달 동안 정성으로 관찰해 물총새와 청딱다구리 사진을 확보했다. 

위에서 부터) 소양댐 하루 맥국교 부근 누치떼 / 신촌리 부근 청딱다구리 / 바이오진흥원 앞 수변의 우점종인 단풍돼지풀과 노란 꽃가루       사진 제공=고학규 시민기자

소양댐 하류, 맥국교 부근 범람원의 조경은 아직 미완성인지 모래무덤에 나무가 꽂혀있는 형상이었다. 고여 있는 호수 변보다 소양댐에서 바로 내려오는 물은 제법 깨끗하고 시원했다. 이곳에서 몸통 둘레가 20cm는 족히 넘는 잉어와 고등어 정도 크기의 누치떼도 어렵지 않게 발견됐다. 

10월 말부터는 겨울 철새들이 하나둘 찾아올 것이다. 물닭이나 댕기흰죽지들이 돌아오면 한적한 의암호에도 생기가 돌 것이다. 탐사팀은 이 시기에 맞춰 시민과 함께 하는 생태탐사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유은숙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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