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 지방 거점 국립대 학생 유출 가속
강원대학교 춘천 캠퍼스, 입학 포기율 146.1% 달해
입학 정원 채워도 근심… 자퇴생 매년 꾸준히 증가

‘지거국’이라는 줄임말로 잘 알려진 지방거점 국립대학(이하 ‘지거국’)의 존폐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지거국은 사립대학에 비해 값싼 등록금과 지역 접근성으로 그간 적지 않은 경쟁률을 보유해왔다. 그러나 최근 ‘지방대 엑소더스(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빠져나가는 현상)’가 가속화되며 지거국도 피해를 면치 못했다. 합격하고도 입학을 포기하는 신입생 비중도 심상치 않다. 국회 교육위원회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거국 입학 포기자는 매년 늘고 있다. 부산대의 경우 합격 포기율은 올해 83.7%다. 모집 인원 4천567명 중 3천825명이 입학을 포기했다. 경북대는 모집 인원 5천18명 중 4천362명(86.2%)이 입학을 포기했다. 타 지거국 모두 합격 포기율이 전년과 비교하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강원대학교 춘천 캠퍼스는 올해 합격 포기율만 146.1%로, 모집 인원을 훨씬 웃돌고 있다. 수시 원서가 최대 6개이며 소위 ‘안전빵’으로 지거국에 원서를 넣는 특성 탓에 해당 통계의 신빙성은 떨어지지만, 대다수가 수도권 상위대학으로 몰리는 현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지방대 엑소더스’를 막을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는 목소리가 퍼지고 있다.

강원대학교 지원자는 줄고 자퇴생은 늘고

대학알리미가 제공한 정보에 따르면, 2019년 강원대학교 본교 지원자는 2만2천236명으로 모집 인원 대비 경쟁률은 7:1 수준이다. 그러나 2020년 지원자는 1만9천346명, 2021년 지원자는 1만9천28명으로 매년 감소하며 경쟁률은 6:1 수준에 머물렀다. 입학 정원을 채워도 근심은 끝나지 않는다. 모집 인원은 매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지원자는 계속 줄어드는데 자퇴생은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강원대학교 본교 중도탈락자 사유 중 ‘자퇴’ 건수는 462건이었으나, 지난해 585명으로 약 100명 가까이 늘었다. 대학 관계자는 “반수를 통해 서울권 대학으로 가는 학생이 자퇴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한편 경북대학교는 2019년 지원자가 5만4천106명에 달했으나 올해 지원자는 4만4천792명으로 약 1만 명이 감소했다. 부산대학교도 2019년 지원자는 4만7천464명이었으나 2021년 지원자가 4만271명으로 대폭 줄었다. 이외에 충북대학교, 충남대학교 등 타 지거국들도 같은 현상을 겪고 있다.

이유는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대학 쏠림

해당 문제는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대학 쏠림 현상이 단초가 됐다. 지거국 9개교의 경우 2021년 수시이월(수시 정원 미달 시 정시 정원으로 채우는 제도)인원은 총 3천119명이다. 전년 대비 750명 증가한 수치다. 반면 상위 15개 서울권 대학은 전년보다 수시이월 인원이 줄었다. ‘SKY’ 합산 수시이월 인원은 올해 약 360명으로 전년 약 630명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교육부가 추산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대입가능자원 47만9천376명이 2024년엔 37만1천 470명으로 대폭 감소할 것으로 나타나 지거국 엑소더스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황유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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