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준 교수, 캠프페이지 부지에 말고도 도청사 건립할 장소는 많다.

캠프페이지 부지에 도청 신축은 신중하게 고려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지난 21일 춘천시청에서 ‘공간의 미래(코로나가 가속시킨 공간변화)’를 주제로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교수의 초청 강연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한 시민이 요즘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캠프페이지 부지 내 도청사 건립과 공원 조성 방향에 대한 의견을 유 교수에게 물었다.

캠프페이지 부지에 도청 신축은 더 신중하게 고려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사진은 캠프페이지 부지 전경

이에 유 교수는 “캠프페이지와 같은 (도심 중심) 공간이 공원화되는 것은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정치적이지 않은 공간이 들어갔으면 좋겠다. 문화시설도 어느 정도 조금 들어갔으면 좋겠는데 사실 그런 것도 원치 않는다. 그냥 자연으로 살아 있는 공원이면 좋겠다. 다만 경계구역에 상업 시설을 많이 넣었으면 좋겠다. 도시계획을 할 때 가장 아쉬운 것 중의 하나가 항상 자연은 자연대로 두고 상업 시설은 역세권에 두어야 한다는 이분법적 생각이다. 경의선 숲길의 경우 자연이 적지만 상업 시설이 옆에 따라간다. 상업 시설이 없으면 그냥 산책코스밖에 안 된다. (캠프페이지 시민공원에) 다양한 연령층이 가서 머물고 산책도 하게 하려면 공원만 생각하면 안 되고 공원과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는 상업 시설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강원도청은 거기 말고도 지을 곳이 많을 것 같다. 광화문 광장에 가면 중앙청과 정부종합청사, 미 대사관 등이 있다. 이런 관공서들은 사이즈가 크고 입구도 적고 1층에는 상업 시설도 없다. (캠프페이지 시민공원이) 이렇게 가면 다 망하는 것이다. 캠프페이지 부지에 도청사가 절대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창근(강원대학교 교수) 총괄건축가는 “맨해튼에 정원들이 살 수 있었던 것은 주변에 굉장히 높은 밀도로 사람들이 살았기 때문이다. 현재 캠프페이지 부근에는 이런 건물들이 없다. 그런데 캠프페이지에 공원이 생기면 이제 이런 건물들이 개발될 수 있는 그런 여건이 조성되면 좋아질 수 있다. 캠프페이지 시민공원이 성공할 수 있는 요인이 될 것 같다”고 제안했다.

이재수 시장은 캠프페이지에 도청 건립에 대한 의견에 대해 말을 아끼며 “(캠프페이지에 공원이 생기면) 밀집형의 상가들이 자연발생적으로 들어서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렇게 유인할 생각도 갖고 있다. 그동안 상업이 활성화되지 않은 것은 캠프페이지가 가로막고 있고, 그 뒤에는 하수종말처리장이 있다 보니 접근할 이유 자체가 없는 공간이었다. 이제 공원이 들어서면 그 주변으로 다양한 밀집형의 상업 시설이 자연발생적으로 들어설 것이다. 하수종말처리장이 빠져나간 4만 평 부지에 새로운 생활공간 내지는 문화시설도 있게 되고 그쪽 라인들이 살게 되면 그쪽 지역 전체가 아마도 새로운 핫플레이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지난 19일 춘천시청에서 열린 2021년 당·정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강원도청사 신축 부지로 캠프페이지 내 창작종합지원센터 예정부지 약 6만㎡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춘천시는 캠프페이지로의 강원도청사 이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미 시민들을 위한 공원 조성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형 건물이 들어서는 것에 대해서도 검토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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