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삼경의 아뜰리에 13

TREE. / 김남주 作 / 산백토, 물레성형 후 변형 14×16×55㎝. 2021

흙으로 빚은 작품 이름이 ‘TREE’라고 한다. 묘한 일이다. 목, 화, 토, 금, 수……. 전하는 이야기처럼 아브라함이 이삭을 낳고, 이삭이 야곱을 낳는 것처럼 나무는 불을 살리고, 불은 흙을 만들고, 흙은 금을 생한다. 이처럼 자연은 서로 연결돼 있어서 혼자만의 독자 생존은 없다. 그러고 보면 승자독식은 우리 인간계에만 통용되는 말이다. 기실 인간계도 혼자 살 수는 없는 법인데 승리자의 손바닥만한 오만으로 종종 영세를 이어갈 듯 폼을 잡다가 꺼꾸러지기 일쑤이다. 세상의 기념일 중 식목일만큼 멋진 날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터였다. 나무는 지구 곳곳에 묵묵히 서 있다.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휘고, 날씨가 추우면 추운 대로 잎사귀를 떨군다. 그렇게 몇 천 년의 낮과 밤을 보낸다. 한 치 움직일 수 없지만 그들은 뿌리로 연결이 되었거나 혹은 바람을 타고 날리는 언어로 저들의 왕국을 이루었는지 모른다. 나무는 진리다.  

최삼경(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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