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희 대학생기자

2021년 10월 25일 오전 11시에서 12시 사이 약 한 시간가량 KT 통신망의 장애로 KT 이용자들의 모든 인터넷 통신 및 일부 유·무선 전화가 전국에서 마비됐다. 타 통신사 사용자 또한 인터넷과 유선 전화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등 KT가 관리 운영하는 전국의 모든 통신망에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112와 119 등 국가 재난 상황에서도 기본적으로 기능해야 할 경찰서와 소방서가 먹통이 되고 재난 문자가 오지 않기도 했다.

시내버스 교통카드 단말기, 지하철 공공 와이파이, 버스 도착 안내기, 열차 도착 안내기 등 KT 망을 기반으로 한 안내 설비도 대부분 작동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현금 없이는 아예 승차할 수 없어 이동이 지연되기도 했다. 전국 버스 터미널, 기차역 등의 예약·발권 시스템도 인터넷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발권이 지연됐다.

또 KT 망을 사용하는 7천742곳의 학교, 유치원, 기관에서는 나이스 업무처리, 온라인 수업, 발표, 시험 등이 중단되었다. 사내 인프라망으로 KT를 사용하는 기업들 역시 업무에 차질을 빚었다. 중요한 계약이 예정되어 있던 기업들이 통신 장애로 계약이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일도 있었다. 인터넷 뱅킹, 증권, 암호화폐 등 금융 거래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특히 개인뿐만 아닌 기관 거래에도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피해 금액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진행 중인 방송, 스포츠 경기 중계, 유튜브 라이브 등도 중단되거나 연기되기도 했다. 병원과 약국에서는 보험 조회가 안 되거나, 처방이 지연됐으며 코로나19 백신 접종 진행 역시 문제를 겪었다. 

코로나19 전자출입명부 시스템도 인터넷 장애를 겪어 업소 측 단말기에서 QR코드 확인이 불가능했다. KT의 인터넷을 사용하는 식당과 마트, 자판기 등은 카드 결제가 불가능했으며 키오스크가 작동하지 않기도 했다. 특히 해당 시간대가 일반 직장인들의 점심시간 대였기 때문에 많은 식당과 배달기사들이 큰 손해를 보았다.

비교적 짧은 시간이었지만 인터넷을 비롯한 통신망이 마비되는 상황에 많은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는 동시에 큰 불안과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단순히 인터넷이 잠깐 먹통이 되는 문제가 아닌, 국가기간시설인 통신망이 멈춘 재난 상황이라 인식한 것이다. 대표적인 안티바이러스 소프트웨어 V3의 전 개발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 상황을 두고 “국가기간망에 대한 만반의 대비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라디오는 생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이 소식을 DJ와 청취자의 사연을 통해 빠르게 전하고, 인터넷 뉴스 속보로 전국적으로 KT 인터넷 장애 사고를 알렸다. 이 때문에 재난 시에 스마트폰, 인터넷, 전화까지 모조리 마비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라디오가 필수라는 것을 몸으로 체감했다는 반응도 있었다. 한편 각 방송사 유튜브 뉴스 실시간 방송 중에는 KT 통신사 관련 속보가 늦게 나온다고 불안감과 불만을 표시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실시간 검색어가 없어져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은 공감을 받기도 했다.

한편 KT는 장애의 원인을 대규모 해킹인 디도스(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가 원인 불명으로 입장을 바꿨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접수된 디도스 공격 신고가 없다고 하였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KT 통신 장애 원인이 디도스 공격이 아니라 KT 측의 서비스 장애라고 밝혔다. 곧이어 2시경 KT는 장애의 원인이 트래픽 쏠림 현상이었으나, 디도스가 아닌 라우팅 경로 오류로 인한 것이었다고 정정 발표했다. 이 때문에 원인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디도스 탓을 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KT는 본 사건에 대한 안내문을 게시했고 다음 날인 10월 26일 구현모 사장 이름으로 사과문을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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