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버스터미널 예매…노인들 “두 배 힘들어”
춘천 버스터미널 예매…노인들 “두 배 힘들어”
  • 전은정 인턴기자
  • 승인 2021.11.08 17: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총 15개 운송사 80% 이상 온라인 예매
무인 승차권 발매기도 어려워

일상에 스며든 온라인 예매 및 무인 시스템에 노년층이 소외되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의 특성상 온라인 예매와 무인 승차권발매기가 더 활성화되고 있다. 하지만 어려운 조작법과 접근성으로 노년층은 불편을 겪고 있다.

2019년 한국소비자원이 전자상거래·키오스크로 비대면 거래를 진행한 65세 이상 노인 300명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키오스크 이용의 불편한 점(중복응답)으로 ‘복잡한 단계’(51.4%, 126명)를 가장 많이 택했다. 이어서 ‘다음 단계 버튼을 찾기 어려움’(51%, 125명), ‘뒷사람 눈치가 보임’(49%, 120명), ‘그림·글씨가 잘 안 보임’(44.1%, 108명) 등의 순이었다.

춘천고속·시외버스터미널의 무인발매기를 이용하는 청년들 너머, 한 노인이 직원의 도움을 받아 승차권을 사고 있다.

지난 3일 춘천고속·시외버스터미널에서 만난 김 모 씨(75)는 “무인 승차권발매기는 한 번도 사용해 본 적 없다. 젊은 사람들은 간단하다고 하는데 우리는 그것도 어렵다. 직원에게 표를 끊는 것이 편하다”고 말했다. 한 모 씨(78)는 “기계를 사용하려니 괜히 긴장되고 겁이 나서 매표소를 이용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춘천고속·시외버스터미널의 한 청소 노동자는 “현장 발권 해주는 매표소 직원이 잠시 없었을 때, 혼란이 벌어졌다. 젊은 사람들은 모바일 예매나 무인 승차권발매기로 쉽게 표를 샀지만, 노인들은 그러지 못해서 매표소 주변을 빙빙 돌고 있었다. 나한테 부탁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 모바일 예매로 좌석이 매진되어 몇 시간 전에 터미널에 도착해도 현장에서 발권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설이나 추석 등 유동인구가 극히 많을 때는 모바일로 이미 매진되었거나, 소수 남아 있는 현장 발권마저 대기자가 많아서 현장 발권이 거의 불가하다.

2020년 기준 국내 대표 모바일 고속·시외버스 예매서비스 ‘시외버스 티머니’앱 운영사 (주)티머니에 따르면, 전국 고속·시외버스 모바일 발권은 5천만 건을 돌파했다. 모바일 발권이 대세가 된 것이다.

한 모 씨(31)는 “온라인 예매가 편하긴 하지만 앱 결제 수단 등록이나 인증 등이 귀찮아서 무인 승차권발매기를 주로 이용한다. 하지만 터미널에 와서 현장 발권을 하려고 하면 매진된 경우가 많아 한참 뒷 시간대 버스를 타야한다”고 말했다.

춘천고속·시외버스터미널에는 총 15개의 운송사가 운행 중이며 대부분 앱을 통한 온라인 예매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강원도청 교통과 관계자는 “운송사별로 온라인 예매 이후 현장 발권 비율을 남겨 놓는다. 온라인 예매가 100%인 운송사도 있고, 온라인 예매 80%·현장 발권 20%처럼 현장 발권이 가능하도록 모바일 예매를 제한해놓은 운송사들도 있다”고 말했다.

관내 노인복지관들에서 키오스크·스마트폰 관련 강습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지만, 더 많은 노년층을 대상으로 꾸준한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장 발권 도우미를 운영하는 것도 필요하다.

한편, 춘천의 올해 10월 말 기준 주민등록 총인구는 28만7천604명이며, 이 중 65세 이상 인구는 5만2천537명이다.

전은정 인턴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