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그리고 ‘숲’. 1년 중 단 3일만 빌리겠습니다.
〈예술섬_중도_다시, 숲 : 폐허의 꽃〉

변유정(연극 연출·배우)

문화살롱 시작하기에 앞서 ‘춘천사람들의 창간6주년’ 축하드립니다.

깊어가고 깊어가는 가을입니다. 이 가을에도 춘천에는 정말 많은 축제와 공연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해 특정한 달에 이루어지지 못하고 분산축제가 많아져 정말이지 춘천은 1년 내내 ‘축제’네요. 연말까지 꽉 찰 것 같습니다. 축제가 많아 즐겁습니다.

축제(祝祭)란, 축하하여 벌이는 큰 규모의 행사이며 축하와 제사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 명시되어 있습니다. 축하와 제사에는 많은 의미들이 담겨있지요. 축제는 즐겁게 노는 것만이 아니라 각각의 의미와 은유가 담겨져 사람들을 모이게 합니다.

{예술섬_중도_다시, 숲}2021.11.5~7. 중도 끝자락 하중도 생태 공원 안에서 열린 축제입니다. 버스가 운행하지 않는 중도에 단 3일간 셔틀버스가 운행합니다. 뱃길 끊긴 중도를 단 3일간만 킹카누로 연결했습니다.

하늘을 보겠습니다. 오태원 작가의 <영혼의 물방울2>이 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생명의 근원인 물을 순환하는 구조 속에서 들여다본 작품으로 물방울을 중도 숲 위로 띄워, 자연 속에서 다시 살아나는 예술의 순환을 표현했습니다. 땅에선 개막공연 창작그룹쵸크24 입체낭독극 <개똥영감의 열반>과 정안나 연출의 주제 공연 <다시 숲, 폐허의 꽃>을 시작으로 1년 중 단 3일간 숲을 빌렸습니다. 낮, 햇빛 아래 섬은 무대가 되고. 밤, 불 밝힌 섬을 거닐 수 있습니다. 

춘천에는 크고 작은 섬이 많이 있습니다. 그중 춘천의 섬은 당연히 중도입니다. 예전, 중도선착장에서 배 타던 기억. 푸른 잔디밭과 높다랗고 큰 미루나무, 느티나무, 벚나무…. 나무나무 한가득 숲이었던 곳, 행복한 날 사람들이 찾아갔던 그곳, 섬 그리고 숲. 

어느 날 뱃길 끊기고 숲이 밀리더니 지금은 레고랜드가 들어서고 있네요. 그 덕에 선사 유물은 파헤쳐지고 옮겨지고 묻혀지고….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중도는 세계최대규모의 선사 유적지입니다. 자연이 파괴되었습니다.

이제야 주제 공연에 대해서 이야기하려 합니다. 정안나 연출의 <다시, 숲: 폐허의 꽃>은 필자와 연출자가 함께 구성하였고 기후위기에 대한 퍼포먼스로 ‘기후정의선언’에 이르는 다양한 환경 관련의 주옥같은 언어들이 관객들의 마음에 강렬한 메시지로 닿기를 바란다고 정연출은 말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와 플라멩코 춤, 더튠의 음악과 피아노, 콘트라베이스, 바이올린, 기타, 아쟁과 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 부토를 숲을 걸으며 오감을 열고 만나는 작품입니다. 땅을 무대 삼고 햇살을 조명 삼았습니다.

 중도 하늘에 생명의 물방울과 레고랜드 탑이 함께 있네요. 우리는 어찌해야 할까요?

 넓은 잔디밭과 온통 숲이었던 중도에 왜? 끝자락만 숲이 남아 있을까요? <예술 섬_중도_다시, 숲> 오시는 길에 확인해 주세요. 숲으로 오셔서 예술과 자연을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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