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얼이섞다〉 향토민요·테크노·춤 새롭게 섞어

지난 12~13일 이 시대 트렌디 끝판왕이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특별한 무대를 선보였다.

이 땅의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의 전통 소리가 테크노 음악에 뒤섞여 공연장을 쩌렁쩌렁 울리고, 댄서들의 어깨는 들썩들썩, 팔다리는 둠칫둠칫, 발장단은 풀쩍풀쩍, 비틀고 뒹굴고 재주를 넘었다. 막춤도 아니요, 정통무용은 더욱 아니었다. 장르·형식·질서·고상함 그 무엇도 그들은 파괴했다. 그저 폭발하고 휘몰아치는 ‘흥’. 바로 그것이었다. 수경을 쓴 제주 해녀의 복장과 한복을 응용한 우주복 차림의 댄서 13명은 당산나무와 백두대간의 줄기를 닮은 거대한 조형물 아래서 75분 동안 무대를 휘몰아쳤다.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신작 <얼이섞다>이다.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가 <얼이섞다>에서 폭발하는 ‘흥’으로 과거와 현재를 이었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11월 춘천 공연의 뜨거운 반응을 계기로 춘천문화재단을 중심으로 고양문화재단, 포항문화재단, 천안문화재단이 공동 제작·배급에 참여하여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의 ‘방방곡곡 문화공감사업’에 선정되어 완성됐다.

<얼이섞다>는 ‘정신을 섞다’, ‘영혼을 섞다’ 나아가 ‘서로의 정신이 섞여 온전히 서로를 이해하다’라는 의미를 담았다. ‘객귀 물리는 소리’, ‘목도소리’, ‘멸치잡이소리’, ‘밭가는 소리’, ‘똥그랑땡’ 등 MBC라디오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를 통해 친숙한 12곡의 향토민요 소리와 원초적인 춤이 섞인 1부를 지나 2부에서는 최혜원 음악감독의 테크노 음악과 강렬한 몸짓이 과거와 현재를 섞으며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만들어 냈다. 

<범 내려온다> 등을 통해 탁월한 안무를 선보인 김보람 예술감독은 “10년 전 차에서 흘러나온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오래전부터 춤으로 만들어보고 싶었다. ‘우리의 소리’를 잊혀진 소리가 아니라 새롭게 탈바꿈하여 미래를 향하는 문화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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