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팀장 박지아

여러 이유로 학교에 재학 중이지 않는 청소년을 ‘학교밖청소년’이라 한다. 학교를 그만두는 또 다른 선택을 하는 청소년이 자료에 따라 다르지만 5~60만 명가량(춘천 2천여 명) 된다고 한다.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15.5.29.시행)에 의거하여 전국에서 ‘꿈드림’청소년지원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춘천의 학교밖청소년들과 함께 하고 있는 박지아 팀장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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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하게 된 계기

“상담심리를 전공하고 청소년 분야에 관심이 있었어요. 학교밖센터가 처음 생긴다는 공지를 보고 지원했어요. 춘천은 2018년도에 센터가 생겼어요. 제가 맡을 수 있는 연령대가 청소년이었어요. 제가 고민도 많이 하고 심리적으로 많이 방황했었어요. 대학원 공부를 하다 보니까 힘들었을 때 누가 도와줬으면 하는 아쉬움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겠다!’로 바뀐 거죠.”

만나 본 요즘 아이들

“극과 극인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것이 뚜렷한 아이들은 정말 준비를 잘해나가요. 정보를 잘 활용해요. 문제는 줄 정보는 많은데 버거운 친구들이예요.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거예요. ‘선택해야 해!’를 어려워해요. 무기력이 문제예요. 학교 밖 아이들 중 무기력한 아이들은 센터에 나오지 않으면 할 수가 없어요. 제 발로 나오는 아이들이 최대한을 가져가거든요. 성적이나 대인관계 등의 이유로 제 발로 학교 밖으로 나오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에요. 퇴학 등 강제이유로 나온 아이들은 우리 센터에는 안 나와요. ‘오는 것 환영! 가는 것 안 붙잡고! 대신 다시 와도 환영! 필요하다고 생각돼서 나오면 그때는 대환영!’ 저희를 많이 이용해 갔으면 좋겠어요(웃음).”

춘천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팀장 박지아

기억에 남는 학생들

“여러 친구들이 있는데 누구를 얘기해야 할까요? 생계가 어려워서 쉼터나 알바를 전전하던 친구가 있었어요. 도전을 하는데 생계와 피로 때문에 지치고 포기를 반복하던 친구였어요. 2018년도 시작할 때부터 와서 거의 3년을 힘들다고. 그래도 무언가를 시도하던 아이. 공부를 하면서 직업훈련을 받았어요. 본인이 할 수 있는 스킬을 터득하면서 알바를 그만두고 영상공부로 시작해서 지금은 서울에서 연출 및 영상제작 등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어요. 센터 영상제작도 해주고요. 똘똘한 친구들은 워낙 잘해서 좋은 소식이 들려오면 박수를 마구 쳐주는 거죠. 은둔형 친구도 기억나네요. 바리스타 프로그램에 등 떠밀어 넣었어요. 재미를 붙이면서 에너지와 흥미가 올라왔는지 검정고시도 도전하고요. 이 친구도 지금 서울에서 일하고 있어요. 밝아지면서 의욕적으로 변하는 것을 보니 너무 좋았어요.”

찾은 보람

“여기 오기 전까지 학교 밖을 잘 몰랐어요. 필요한 아이들에게 딱 줄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았어요. 센터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서비스에 대해 이야기하면 아이들이 잘 몰라요. 초창기 멤버이다 보니까 개국공신 같은 보람이 있어요(웃음). 언론에서도 이야기 해주시고 공간도 늘어가면서 사람들도 알아봐 주시고 감사합니다. 애들을 만나는 사람인지, 행정업무를 하는 사람인지 잘 모르겠는 때도 있지만 아이들의 예쁜 성장 모습을 보면 선생님들이 너무 신나거든요. 애들이 무엇을 해보고 싶다고 의지를 낼 때 애들이 드디어 컸구나! 대학발표 날 때…. 요즘부터거든요. 아이들의 합격 소식을 들으면 힐링 돼요.”

힘들 때

“애들이 힘들면 저희도 같이 힘든 것 같아요. 애들이 정서적으로, 부모님과의 갈등이 생겨서 힘들어하면 멈춰져요. 그 흐름을 다시 끌어 올려야 할 때 힘들어요. 우리도 그랬지…. 하면서 후회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독려하고 끌어올려요. 혼자서는 힘들지만 쌤들이 계셔서요. 따뜻한 쌤, 정확한 쌤 등 아이들이 다양한 성인을 만나면서 성장할 수 있는 모델들을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아이들과 함께했던 것들이 그려지면서 저의 성장도 있는 것 같아요. 잘 성장한 어른이 될 수 있다는 희망도 생기고요. 행정과 예산 부문의 어려움을 시에서 인력 및 공간 조성으로 많은 도움을 주시고요.”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이번 청소년의 달 유공표창을 받은 박지아 씨 / 두드림 프로그램 / 통기타반의 모습 / 복숭아농장체험     사진 제공=박지아

새로운 고민

“여기 계신 쌤들과 아이들의 의견을 모아서 정책을 담당하는 도청 청소년단에 전달하고 있어요. 법이나 지원을 바꾸는 데 활용되고요. 꿈드림카드 같은 경우에는 지자체에서 먼저 건의해 주셨어요. 학교 밖으로 나오니 다 돈이더라고요. 아이들이 가장 힘들어했어요. 학원에 다니려 해도 점심을 먹으려 해도요. 현금이 필요한 의견들이 반영돼서 시행된 케이스에요. 비하인드를 많이 듣고 가시네요(하하하). 아이들이나 부모님들께 설명할 기회는 없어서요. 센터가 담고 있는 일이 많은 것 같아요. 부모님, 학교 진로상담, 담임쌤이면서 교무행정, 과학, 미술, 음악 역할이 다 있어요. 체계화가 됐으면 좋겠어요. 정신없이 하는 것이 아니라 애들과 만나는 시간을 늘려갔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에게

“언제든지 오라고 하고 싶어요. 선생님들이 실망 했을까봐 못 오는 친구들에게 우리 괜찮다고 전해주고 싶어요. 애들이 지레 생각하고 발길 끊고, 전화도 끊거든요. 저희는 여러 친구들에게 잽을 받아 괜찮은데 그 아이들에게는 크거든요. 그냥 왔으면 좋겠어요.”

“살아있다!”는 말이 좋다는 선생님. 나를 힘들게 하는 외부의 무언가가 있을 때 극복하면서 조금씩 성장할 수 있다고 웃음 짓는 선생님. 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혀가는 것이 재미있다는 선생님. 그녀가 학교밖센터인 ‘꿈드림’에 있다. 

학교밖 청소년에게 새로운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존재하는 꿈드림에서 그녀를 만났다.

백종례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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