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다. 그냥 정치가 아니라 정치 과잉이다. 선거철만 되면 으레 벌어지는 현상이다. 여야 거대 양당의 대선 후보가 확정되고 대선 정국이 본격화되면서 모든 현안과 이슈들이 선거 국면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여론조사의 지지도가 투표에 영향을 미치고, 실제 투표까지 이어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이번 선거는 정책이나 미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비리를 들춰내고 상대를 흠집내는 과거 지향적이며 적대적 배척의 흐름을 보이는 특징이 있다. 분노를 자극하고 증오를 부추긴다. 

여기에 조회 수 늘리기에 바쁜 기성 언론의 보도가 한몫하고 있다. 또 다른 편향이다. 언론의 선거 관련 보도가 경쟁과 승패의 스포츠 용어를 쓰는 것은 이미 오래된 관행이다. 스포츠를 중계하거나 보도하는데 사용하는 많은 언사는 사실 전쟁에서 쓰이는 말이다. 싸우고, 이기고 지는 것이 전쟁이다. 전쟁은 승자독식을 넘어서 지배와 정복이다. 실제로 정당과 정치인들은 정권 획득을 위해 선거를 전쟁처럼 치를지 모르지만, 언론이 부화뇌동하여 이를 부추겨서 남는 것은 분노와 증오뿐이다. 언론은 그래서는 안 된다.

분노와 증오의 정치는 정치인 자신의 문제이며, 이번 대선의 여야 후보의 문제이기도 하다. 어떤 정치인이 여야 후보 중 한 사람이 당선되면 나머지 후보는 감옥에 가야 할 것이라 예언할 정도로 이번 선거는 비호감 선거로 불리기도 한다. 미래비전과 정책이 아닌 상대 후보의 과거 경력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의 구축으로 지지를 확보하려 한다. 비리, 고발, 분노, 증오, 복수 같은 반감에 기반한 대선에서 한국 정치의 미래는 보이지 않는다. 민심 잃은 여당과 비전 없는 야당이라는 정치지형은 상대를 공격해서 자신의 지지를 확보하는 적대적 공존의 결과이다. 정치 양극화는 정치인의 문제를 넘어서 한국 정치의 구조적 문제인 것이다. 

정치가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 우리의 삶에 관심을 두고, 실천하고 행동하는 생활 정치로 돌아와야 한다. 코로나 시대로 시민들의 삶은 더욱 어려워지고 고단해졌다. 빈곤한 삶은 나아질 기미가 없고, 청년들은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미래를 설계할 수가 없다. 여전히 폐지 줍는 노인들이 있고, 그들은 차도에서 위험한 오늘을 보내고 있다. 희망이 없다는 것은 미래가 없다는 것이고, 그것은 현실 정치에 대한 기대 없음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찌하겠는가? 여태껏 봐왔듯이, 정치가 우리의 삶을 바꾼다. 

사람들은 자신의 처지가 지금보다는 더 나아질 것을 꿈꾸며 산다. 자신의 삶이 나아지면 지금보다는 더 좋은 사회가 될 것이다. 아니 지금보다 더 좋은 사회가 되어야 나의 삶이 나아질 수 있다. 그래서 ‘더 나은 삶, 더 좋은 사회’이다. 

춘천시민언론협동조합이 《춘천사람들》을 발행한 지 6년이 되었다. 다 같이 함께하는 대안언론, 비판언론을 지향해 왔다. 그동안 ‘더 나은 삶, 더 좋은 사회’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반성하고 성찰한다. 시민과 동행하는 신문 《춘천사람들》은 시민참여와 시민자치를 통해 우리의 삶이 더 나아지고, 우리 사회가 더 좋아지는 공동체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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