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로4가 춘천예술촌 부지 내 예산 181억 원 투입
시립미술관건립추진위원회 “장소 협소 등 반드시 재검토”

춘천시가 소양로 4가에 위치한 옛 보안사 터에 시립미술관과 창작공작소로 구성된 예술촌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시는 내년 2월 용역비 1억 원을 들여 춘천시립미술관 건립 타당성조사와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023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립미술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 및 투자심사’를 거쳐, 심사를 통과하면 2024년 착공, 2025년 개관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난 16일 춘천시립미술관건립추진위원회가 시립미술관 건립 예정지를 살펴보고 있다.

춘천예술촌 부지(9063㎡)는 지난 10여 년 동안 공터로 방치돼오다 지난해 12월 문화복지시설용지로 지정됐다. 춘천시립미술관은 이중 연면적 5천500㎡에 총사업비 181억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신축된다. 전시실, 기획전시관, 수장고, 자료실, 지역작가 특별전시관 등이 마련된다.

한편 춘천예술촌에 먼저 조성 중인 지역 예술인 창작공간 ‘창작공작소’는 내달 10일 완공된다. 시비 19억 원을 들여서 기무부대 관사 8동을 리모델링했다.

“랜드마크 들어설 수 없는 곳이다”, “장소도 좁아 수장고의 역할 어렵다”

지난 16일 시립미술관 건립 예정지를 방문한 시립미술관건립추진위원회는 실망감을 드러냈다. 장소를 옮겨 진행한 긴급회의에서 추진위원회는 “지역 미술계의 오랜 숙원이지만 그저 미술인들만을 위한 곳이 아니라 시민을 위한 공간이라는 점이 더욱 중요하다. 시립도서관이 갖는 의미와 위상과 전혀 다를 바 없다.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시립미술관이 들어서기에는 고층아파트가 둘러 있는 등 적절하지 않다. 장소도 좁아서 수장고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립미술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는 미술관이 제시하는 테마가 중요하다. 춘천시립미술관은 호반의 도시답게 물을 테마로 한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예정부지는 미술관의 테마를 담아내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지역의 한 미술인은 “문화도시의 행정이 시립미술관에 대한 이해가 너무 부족하다. 그저 빨리 지어서 미술인들에게 선물 하나 주는 정도라면 후세에 두고두고 욕을 먹을 것이다. 빨리 짓는 것 보다 지역 정체성을 살릴 수 있도록 충분한 의견 수렴과 장기적 플랜이 중요하다”며 꼬집었다. 한편, 지난 19일 시립미술관 건립추진위원회와 이재수 시장은 간담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건립추진위원회는 이 시장에게 “미술관 건립부지가 작고 상징성을 담아낼 수 없어 부적합하다”는 점을 명확하게 전달했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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