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아르숲’은 시민에게, 문화재단 조직은 한 곳으로
[기자수첩] ‘아르숲’은 시민에게, 문화재단 조직은 한 곳으로
  • 박종일 기자
  • 승인 2021.11.2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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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일 기자

“마음편하게 연습할 공간이 부족해요.”, “여기저기 장소를 찾아 헤매다녀요.” 기자가 생활문화동호회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하소연이다. “왜요? 아르숲생활문화센터로 부족해요?”라고 반문하면 긴 한숨만 돌아온다.

아르숲 생활문화센터는 지역주민과 생활문화동호회의 생활문화활동을 위해 옛 창작공간 아르숲을 생활문화센터로 리모델링하여 2018년 4월에 문을 열었다. 소규모 모임, 발표회, 악기·무용·연극·그림연습, 회의, 강의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며 생활문화활동의 요람으로 자리잡았다. 문화재단에 따르면 2019년에는 365회 대관으로 시민 5천264명이 사용했고, 2020년에는 515회 대관 되어 5천92명이 사용했다.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대관이 중단됐다가 11월부터 재개됐다. 지역에는 미처 파악하지 못할 만큼 많은 동호회와 소모임들이 있다. 특히 법정문화도시 선정 이후 더 많은 문화활동이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이처럼 많은 수요를 감당하기도 벅찬데 건물의 절반은 춘천문화재단 문화도시본부의 사무공간으로도 사용된다. 30여 명의 직원들과 문화도시 조성사업 관계자들이 수시로 업무·회의·행사를 열기에 아르숲 생활문화센터 본래 기능을 온전히 수행할 수 없는 게 당연하다.

아쉬운 건 문화재단도 마찬가지이다. 문화재단 조직의 두 축인 예술진흥본부와 문화도시본부가 떨어져 있어서, 함께 있어야 시너지가 날 일이 많아지는데, 아까운 시간을 길에서 허비한다. 큰 회의를 열려면 상상마당, 세종호텔 연회장 등을 빌리느라 비용이 늘어나기 일쑤다. 예술소통공간 ‘곳’의 1층에서도 다양한 행사가 열려 입주작가들은 창작에 집중하지 못한다.

춘천시는 문화예술로 먹고사는 도시를 꿈꾸며 문화도시조성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기본이 되어야 할 공간들이 비효율적이어서 능률이 떨어지고 있다. 물론 문화도시조성사업이 건물짓는 사업은 아니다. 지역의 고유한 문화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문화 창조력을 강화하고 시민이 주체가 되어 문화를 향유하고, 이를 통해 모인 변화들이 공동체와 도시의 문화적 전환을 이끄는 사업이다. 춘천의 중요한 미래 비전이 담겨있다. 이런 목표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시민과 문화재단이 공간의 비효율로 시간과 에너지를 허투루 쓰는 것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아르숲은 시민에게 돌려주고, 문화재단 조직은 한 곳으로 모아야 한다. 

최근 지역에는 강원도청사, 춘천교육지원청, 춘천지법·지검청사 등 공공청사 이전 이슈가 한창이지만, 문화예술 관련 건물과 기관의 효율을 위한 이전 이슈는 없다. 한 동호회원은 “같은 일을 춘천시가 겪고 있다면 당장에 청사를 신축한다고 나섰을 것이다. 시민이 문화를 적극 향유하고 문화로 먹고사는 도시를 만들겠다면서도 문화예술은 정치·경제·사회 이슈에 밀려 늘 뒷전이다”라고 쓴소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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