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759가구 연탄 사용… 후원·봉사 70% 이상 줄어

연말이 다가오면 연탄 나눔 봉사가 활발해진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후원과 봉사가 매우 저조했지만,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에 따라 차츰 나아지는 듯했다. 하지만 4천 명을 돌파하며 연일 늘어가는 코로나19 확진자와 경제 불황으로 연탄 사용 가구는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이 발표한 ‘2021년 전국 연탄사용가구조사’에 따르면, 전국 연탄 사용 가구는 8만1천721가구이다. 이 중에서도 수급자, 차상위, 소외가구(수급자·차상위 가구는 아니지만 생활환경 열악으로 지원 필요)가 대부분인 84.2%를 차지했다. 

지난 23일 춘천범죄피해자지원센터 직원들이 근화동의 연탄 수급 가구 8곳에 나눌 연탄을 옮기고 있다.

지역 인구대비 연탄 사용 가구 비율로 분석하면 강원도가 2.89%로 가장 높았다. 또한 춘천의 연탄 사용 가구는 759가구로 집계됐다.

에너지 빈곤층(에너지를 필요한 만큼 사용하기 힘든 계층)이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가구당 약 1천 장 이상의 연탄이 필요하다. 그러나 2019년도와 비교하면 후원과 봉사는 최대 70% 이상 줄었다.

뿐만 아니라 석탄값이 오르면서 연탄값도 올랐다. 연탄은 2007년 기준 한 장에 350원이었지만 2021년 기준 800원이 되었다. 또한 친환경적인 시대 흐름에 의한 ‘에너지원’으로써의 연탄에 대한 거부감, 취약계층 이웃에 관한 관심 부족 등은 연탄 후원과 봉사가 감소함에 한몫했다.

춘천연탄은행은 현재 18년째 지역의 에너지 빈곤층과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어려운 이웃에게 해당 3~40만 장의 연탄을 무료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발생 이후 사정이 녹록지 않다. 개인과 기업의 후원과 봉사로 대부분 이루어지는데, 오랫동안 진행된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단체 봉사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 지난 23일 춘천지역범죄피해자지원센터 직원들이 근화동의 연탄 수급 가구 8곳에 연탄 나눔을 진행했다. 봉사는 한 가구당 연탄 200장씩 8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탄을 나눔받은 한 어르신은 “다들 너무 고맙다. 덕분에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봉사 온 모두가 건강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봉사에 참여한 김성훈(30) 씨는 “오늘 날씨가 많이 추워서 걱정했는데 봉사를 하다 보니 땀도 나고 마음도 따뜻해졌다. 정말 보람 있다”고 말했다.

양서희(36) 씨는 “온기를 나눌 수 있는 행사에 도움이 될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춘천연탄은행 대표 정해창 목사는 “연탄 200장이면 한 가구당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를 사용할 수 있다. 춘천은 날씨가 굉장히 춥기 때문에 10월에서 5월까지도 연탄을 뗀다. 그래서 어르신들이 연탄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신다. 예전에 나눔을 갔는데 한 어르신이 ‘연탄 만세!’를 외치신 적이 있다. 이렇게나 고마워하신다. 그들에겐 연탄이 생명이다. 많은 분들이 후원과 봉사에 참여해주시면 어르신들이 용기 내어 하루를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시민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전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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