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작은도서관은 책과 사람이 만나는 문화공간입니다"
[인터뷰] "작은도서관은 책과 사람이 만나는 문화공간입니다"
  • 정미경 시민기자
  • 승인 2021.11.3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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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작은도서관협회 협회장 홍선희

11개의 작은도서관이 소속된 춘천작은도서관협회 협회장 홍선희 회장과의 인연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필자가 거주하던 아파트에 4년이 넘도록 도서관이 개관되지 않자, 내가 직접 도서관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주민들을 설득하고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협의하며 도서관 설립의 자문을 구하러 다니던 시기에 지인의 추천으로 홍선희 스무숲도서관장을 만났었다. 일면식도 없던 필자에게 도서관 설립을 위한 제반 사항에 대해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던 그녀의 모습이 불현듯 떠오른다. 필자의 건강상 이유로 추진 운동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게 되자, 도서관 설립은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6년 전과 비교해 춘천의 작은도서관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춘천작은도서관협회의 운영과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그녀가 근무하는 춘천중학교로 향했다. 

현재하시는 일과 그동안 어떤 일들을 하셨는지 소개해주세요.

“춘천중학교 사서로 근무하고 있으며 스무숲도서관장, 사단법인 어린이도서연구회 춘천지회장, 춘천작은도서관협회장을 맡고 있어요. 모두 책과 관련된 일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결혼 후 화천에 거주하며 공동육아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도서관에 자주 가서 책도 읽고 마음이 맞는 엄마들과 품앗이 활동을 하며 점점 더 책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화천도서관에서 독서모임참여, 책 읽어주기 봉사 등을 하며 어린이도서연구회를 알게 되었는데요. 어린이도서연구회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아이를 안고 화천에서 버스를 타고 춘천의 동내도서관까지 다녔던 책에 관심이 많은 엄마였지요. 2006년 춘천으로 이사를 온 후 아이가 다니는 성원초등학교 도서관에서 자원봉사를 하다가 2008년에 학교도서관 사서 실무원으로 취업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책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스무숲도서관이 설립된 2008년부터 현재까지 작은도서관에서 봉사하고 있고, 2005년부터 지금까지 (사)어린이도서연구회 활동을 이어오고 있어요”

석사동 현진에버빌 1단지 안에 자리한 스무숲도서관은 2008년 11월 개관한 이래 현재까지 연중 다양한 프로그램이 상시 운영되고 있으며 110.7㎡ (33평) 규모에 장서 1만4천여 권을 보유하고 있다. 학교도서관사서, 작은도서관장, 작은도서관협회장, 어린이도서연구회지회장, 행복교육지구지원단 등 책과 관련한 직함만도 여럿인 홍선희 관장과의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책과 사람에 진심인 그녀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녀는 인터뷰 내내 ‘책과 사람’을 강조하였다.

현재 가장 관심이 가는 일은 무엇인가요?

“2008년부터 작은도서관에서 봉사하며 책을 통해 아이들을 키우는 일에 관심을 많이 가졌는데, 최근에 춘천작은도서관협회 소속 6개 도서관이 춘천문화재단의 시민상상오디션 사업에 참여하며 ‘돌봄’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또한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인 봄내동동의 진행과정을 접하게되면서, 학교와 마을이 연대하여 마을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야말로 제가 바라던 바람직한 돌봄의 모습이지 않나 생각해요. 돌봄에서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사항은 바로 접근의 편의성인데요, 춘천의 대부분의 작은도서관은 아파트 단지 내에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매우 좋아요. 작은도서관에 돌봄의 기능을 확대한다면 춘천의 여러 가지 지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춘천작은도서관협회에서 진행하는 시민상상오디션 사업을 소개해주세요.

“9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사업이 진행되는데, 춘천작은도서관 협회의 6개 도서관이 함께 합니다. 작은도서관의 기능을 다각화하려는 움직임과 시도는 춘천작은도서관협회 차원에서도 계속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이번에 시민상상오디션 사업을 통해 6개의 작은도서관들이 연합해서 계획, 실행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해요. 작은도서관 이용객이 계속 감소하는 현실에서 저희는 도서관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보통 도서관이 갖고 있는 무겁고 딱딱한 이미지에 변화를 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으로 어린이작업장형 돌봄 공간 및 프로그램 조성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춘천문화재단은 지난해 전환 이슈 발굴 라운드테이블에서 도출한 7개의 의제 및 자유 영역에서 활동하는 단체의 시민 활동을 지원하는 ‘시민상상오디션’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최종 선정된 4개의 단체는 강원도시농업사회적협동조합, 공공미터협동조합, 춘천여성협동조합, 춘천작은도서관협회로 그 중 춘천작은도서관협회는 ‘작은도서관을 위한 어린이작업장형 돌봄’을 주제로 2022년 3월까지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어린이작업장형 돌봄에 참여하는 도서관은 꿈너머꿈, 꿈마루, 달팽이, 스무숲, 앞짱, 책날개도서관이다. 

도서관에서 봉사하면서 가장 보람된 일은 무엇인가요?

“어렸을 때 엄마 손 잡고 도서관에 왔던 꼬마들이 스스로 도서관에 와서 책을 읽고 도서관에서 봉사도 하고 더 어린 친구들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멘토가 되어주는 모습을 보며 매우 뿌듯하고 보람을 느낍니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북스타트를 운영하면서 제가 직접 수업도 하고 아이들과 책 놀이 활동을 하는 등 열정을 쏟았더니 북스타트 수업에 참여했던 엄마가 어린이도서연구회에 가입하시기도 했는데요, 책과 함께 자라는 아이들과 가정을 많이 만나게 되었다는 점이 가장 보람 있어요. 특히, 아이들이 졸업 후에도 찾아와서 ‘이런 책이 좋았다, 책 덕분에 진로를 결정하게 됐다’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면서 ‘책을 통해 이웃과 나누자’는 저의 가치를 지키며 계속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도서관 봉사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사람들이 모이고 북적북적 할 때는 힘들어도 지치지 않았는데, 요즘은 코로나 영향도 있겠지만 도서관 이용객이 계속 줄어들어 고민이 많아요. 도서관의 이용객, 운영진이나 자원활동가는 초등학생을 자녀로 둔 엄마들이 대부분인데요, 아이들이 성장함에 따라 도서관과 멀어지거나 취업을 하게 되죠. 도서관 운영 자체가 자원봉사에 의존하는 시스템인데, 자원봉사를 할 새로운 인력이 충원되지 않아 운영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리고 춘천의 작은도서관은 입주자대표회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은데, 운영의 독립성이 확보되지 않은 점과 재정의 취약성은 언제나 고민되는 부분입니다.”

‘10분 안에 만나는 문화공간, 작은도서관’을 위해 도서관은 어떤 노력이 더 필요할까요?

“누구나 편하게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지금의 도서관은 너무 딱딱하고 조용한 곳이죠. 카페처럼 좋은 음악이 흐르면 더욱 편안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요? 도서관의 사서나 운영진도 더욱 열린 자세로 사람들을 편안하게 맞이하길 바라고요. 도서관의 핵심은 책과 사람이에요. 도서관을 운영하는 우리부터 시민들에게 좋은 경험을 제시해주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면 좋겠어요. 뿐만 아니라 작은도서관과 공립도서관과의 협력체계가 강화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상호대차서비스, 희망대출서비스가 작은도서관에서도 시행된다면 시민들의 편의가 증대되어 작은도서관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리라 기대합니다.”

오늘날 사람들은 경험을 위해 기꺼이 돈과 시간을 지출한다. 작은도서관이 마을의 최소단위 복합커뮤니티 공간이라는 정체성을 살려 좋은 책과 좋은 사람을 만나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도약하길 기대해본다.

홍선희 회장과의 인터뷰가 진행되는 도중에, 쉬는 시간 종이 울렸다. 짧은 쉬는 시간 동안 학생 몇몇이 대출했던 도서를 반납하고 새 책을 대출해갔다. 1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책을 대출해갈 정도로 책을 사랑하는 아이들의 도서관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여 도서관 내부를 둘러봤다. 듣기 좋은 클래식 음악이 들리고 도서관 자체 월별 행사 안내문과 다양한 독서프로그램의 결과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인터뷰를 마치고 도서관을 나오며 마주친 벽면은 학생들이 만든 독서신문, 독서활동지, 각종 대회 안내문, 작가강연 안내문, 언론에 소개된 도서관 행사관련 기사로 빼곡하게 전시되었다. 도서관을 사랑하는 학생, 교사, 사서의 노력의 결과물이리라. 책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그녀가 앞으로 춘천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기대가 된다.

정미경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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