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동에서 정족리 방향으로 김유정 문학촌으로 가는 길로 가다 보면 왼편 길가에 노란 간판으로 손님맞이를 하고있는 식당에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추위에 건강을 지키려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 있었다. 넓은 주차장에 편하게 차를 대고 들어가니 삼삼오오 자리한 손님들이 테이블 위에 추어탕을 보글보글 끓여가며 즐기고 있었다. 1인분만 시켰는데도 솥냄비채로 푸짐하게 나오는 얼큰해 보이는 추어탕 위로 깻잎 고명이 올려져 나오고 즉석에서 끓여가며 먹는다.

추어는 미꾸자리 추(鰍)자로 가을 ‘추’와 물고기‘어’가 합쳐진 한자를 쓴다. 미꾸라지는 예로부터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초가을부터 맛이 나 여름 더위에 지친 몸을 달래주고 겨울을 맞이하는 보양식으로 전해져왔다. 지역마다 끓이는 방식도 맛도 천차만별인데 서울지역에서는 양지나 소내장으로 육수를 내어 미꾸라지를 통으로 넣고 두부와 버섯을 넣은 육개장 스타일로 즐겼고 영남과 호남지역에서는 미꾸라지를 삶아 으깨어 된장을 풀고 각종 채소를 넣어 조리하는 방식으로 즐긴다.

이곳에서는 가게 이름처럼 원주식으로 나오는데 이미 원주에서 이름이 난 믿고 먹을 수 있는 맛집이었다. 원주까지 가지 않아도 원주의 맛집과 같은 맛으로 춘천에서 원주식 추어탕을 즐길 수 있다. 원주식은 고추장을 얼큰하게 풀어 버섯과 부추를 넣어 맛을 내는 게 특징이다. 간간이 쫄깃한 수제비를 찾아 먹는 재미도 좋다. 이 집의 특징은 국물맛을 좌우하는 고추장을 국내산 콩으로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크게 맵지 않고 적당히 얼큰해 매운맛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비린 맛을 걱정했는데 고추장을 풀어서 만든 국물에 끓여내어 추어탕 초보자들도 쉽게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깔끔한 반찬들과 함께 나오는 추어 튀김도 별미였고 밥을 고슬고슬하게 지어 옹기에 담아내어 주걱으로 떠먹는 맛도 좋았다. 맵지 않은 풋고추를 된장에 쿡 찍어 먹는데 고추가 안 매워 몇 개를 먹어도 괜찮았다. 자칫 느끼할 수 있는 맛을 풋고추가 풋풋하게 잡아주었다. 버섯과 야채를 듬뿍 넣고 빡빡하게 끓여낸 탕에 산초가루를 넣고 한 그릇 푸짐하게 먹고 나니 온몸이 따뜻해졌다. 

대표메뉴로는 미꾸라지를 통으로 먹을 수 있는 통추어탕과 미꾸라지를 갈아서 나오는 갈추어탕이 있어서 기호에 맞게 각각 주문해 먹을 수도 있다. 추어탕을 못 먹는 손님들을 배려한 왕돈까스도 인기메뉴였고 각종 모임을 하기에 손색이 없도록 넓은 홀과 룸도 구비되어있었다.

 추어는 훌륭한 단백질의 공급원이기도 하고 무기질, 비타민, 칼슘, 리아신 등 영양의 보고이다 보니 건강에 취약하고 소화력이 떨어진 노인들에게도 아주 좋다고 한다. 따뜻한 음식 한 그릇으로 가족과 친구와 함께 길고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 미리미리 겨울 건강을 대비하면 좋을 것 같다.신동면 김유정로 1746 / 256-9888

편현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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