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부터 시청 주변 카페에서 우유팩 수거 봉사 시작
우유팩 1천500개 모으면 30년생 나무 1그루 살리는 효과

‘우유팩은 종이가 아니다.’ 조금은 생소한 이야기로 들릴 것이다. 우유팩은 ‘종이팩’이고, 일반 종이는 ‘종이류’로 재활용 공정이 달라 따로 배출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우유팩은 폐지와 같이 배출되어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다. 우유팩은 고급펄프로 만들어져 재활용 가치가 높다. 하지만 ‘지구를 지키는 소소한 행동 우유팩 다시-쓰기’에 따르면 대한민국 종이팩 재활용은 △2014년 25.6% △2017년 22.5% △2020년 16%이다. 지난 2017년부터 재활용률이 줄어들고 있다. 

종이팩 재활용률 제고 위해 우유팩 수거 시작

춘천시, 춘천시자원봉사센터, 사랑의연탄 강원본부 등이 함께 종이팩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우유팩 수거봉사를 기획해 지난 10월 말부터 시작했다. 봉사는 생활안전교육사회적협동조합 ‘시민지킴이’팀이 맡았다. 이들은 2명씩 팀을 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시청 주변 카페 15곳을 돌며 우유팩을 수거하고 있다. 시는 12월까지 시범 운영 후 평가를 통해 춘천 지역 카페로 수거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춘천시, 춘천시자원봉사센터, 사랑의연탄 강원본부 등이 함께 종이팩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우유팩 수거봉사를 기획해 지난 10월 말부터 시작했다. 

현재 한살림, 두레, 아이쿱 등의 생활협동조합 매장에 종이팩 수거함을 설치해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우유팩을 모으고 있다. 광주광역시 카페라떼클럽, 천안시 녹색소비자연대 등도 우우팩 수거봉사를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우유팩 15개를 모아서 행정복지센터로 가져오면 화장지 1개로 교환해주고 있다. 하지만 우유팩을 씻고 말려 가져오는 번거로움이 있어 수거에 동참하시는 비율이 낮다. 카페에서는 라떼, 밀크티 등을 만들기 위해 우유를 사용해 다량의 우유팩을 수거할 수 있다. 하지만 우유팩 수거 체계가 미흡해 버려지는 경우가 있다. 우유팩을 자원봉사자들이 수거하면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우유팩 1천500개 모으면 30년생 나무 한 그루 보호 

우유팩은 분리배출이 제대로 되면 화장지를 만들어 쓸 수 있다. 환경전문가들은 통계적으로 우유팩 1천500개(약 50kg)를 모으면 30년생 나무 한 그루를 지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시민지킴이 팀이 지난 10월 25일부터 11월 29일까지 모은 우유팩 수는 2천87개로 30년생 나무 약 두 그루를 보호한 셈이 된다. 

우유팩 수거에 동참하고 있는 한 카페 사장은 “일회용품이 많이 나오는 카페의 특성상 사용하면서도 맘이 무거웠다. 우유팩 수거참여로 작게나마 지구를 살리는 데 힘을 보탠다는 것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우유팩 수거 봉사에 참여하고 있는 조중혁 씨는 “우유팩을 수거하기 위해 카페를 돌며 안타까운 심정이 든다. 카페 매출이 줄어들며 주 2회에서 1회로 수거를 줄이는 업장이 늘어나며 코로나19로 매장이 참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도 동참해 주시는 카페 사장님들이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함께 봉사에 나선 이향화 씨는 “우유팩 수거에 동참해 주시는 카페 사장님들이 다들 친절하시고 좋으신 분들이다. 솔직하게 우유팩을 씻고, 말리고, 정리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하지만 웃는 얼굴로 동참해 주시는 카페 사장님들을 보며 봉사의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사랑의연탄 관계자는 “우유팩 수거는 세 박자가 잘 맞아야 한다. 카페에서 우유팩을 잘 헹궈서 말려 정리해 주셔야 한다. 봉사자들이 정기적으로 꾸준히 수거해 주셔야 한다. 모은 우유팩을 재활용공장에 보낼 수 있는 수거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수거량이 많아질수록 수거 체계는 그에 맞춰 따라올 것이다. 지속성을 가지고 지역에서 많은 동참을 부탁한다”고 했다.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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