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내년부터 특성화고 도입, 일반고 부분도입… 25년에 전면도입
춘천은 유봉여고·춘천여고·성수여고 고교학점제 선도학교 지정되어 준비 중

고교학점제가 내년부터 특성화고에 도입되고, 일반고에 부분적으로 도입되는 과정을 거쳐 2025년에 모든 고등학교에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현재 춘천에서는 유봉여고, 춘천여고, 성수여고가 고교학점제 선도학교로 지정되어 고교학점제 도입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춘천은 유봉여고·춘천여고·성수여고가 고교학점제 선도학교로 지정되어 고교학점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세계문제와 미래사회’ 특색화된 수업을 하고 있는 유봉여고 학생들      사진 제공=유봉여자고등학교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진로·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고 누적학점이 기준에 도달할 경우 졸업하는 제도이다. 이는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동일한 과목을 공부하는 현 교육체계를 탈피하고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따라 자기 주도적으로 시간표를 만들어 과목을 들을 수 있다. 1학년은 기본 학력을 함양하는 공통과목을 듣고 2학년부터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듣게 된다. 수업시간은 총 2천560시간이고, 졸업 기준은 192학점이다. 학점취득을 위해서는 과목출석률이 수업횟수의 2/3 이상 되어야 하고, 학업성취율은 40% 이상 도달해야 한다. 40% 미만이면 미이수가 발생할 수 있지만 미이수 과목에 대해서는 별도 과제 수행, 보충 과정 제공 등으로 학점을 취득할 수 있다. 

중등 임용고시 준비생 김 모 씨(27)는 “고교학점제 자체는 좋은 취지이지만 당장에 도입하는 것은 반대한다. 진로 탐색처럼 아이들이 국어, 영어, 수학에 치중하지 않고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자기 주도적인 학습을 한다는 건 좋은 것 같다. 하지만 현실적이지 않다. 수능 전형은 변동되지 않고, 학생들이 잘 선택하지 않는 과목은 폐강의 위험이 있다. 교원을 많이 뽑지도 않고, 자칫하면 질이 떨어지는 교육을 받게 될 수도 있다. 그리고 학생들이 진로를 위해 하고 싶은 과목을 선택할 것인지, 수능을 위해서 과목을 선택할 것인지 잘 모르겠다. 고교학점제뿐만 아니라 수능 등 다른 제도도 같이 움직인다면 찬성하지만, 고교학점제만 시행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봉여고 전우병 교육과정 담당 교사는 “고교학점제는 미래형 교육과정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학생 스스로 자기 주도적인 학업을 설계하고 진로를 고민하는 데 적합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교육환경이나 대입제도가 받쳐주고 있지는 않지만, 교육부는 전면 시행되는 시점인 2025년 까지 대입제도, 수능 개편안 등 일종의 교육 패러다임을 바꾸고자 하는 목표와 계획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전환 시기여서 힘든 부분도 있지만, 미래세대를 위해서 방향은 맞다고 생각한다. 고교학점제가 전국적으로 아직 도입되지는 않았다. 학교에서 준비를 더 잘하면 큰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고 새로운 교육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유봉여고 같은 경우는 국제나 의료보건 쪽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고, 내년부터 AI와 관련된 진로 과목을 특색화 하려고 한다. 학교 교사들은 이러한 변화에 대해서 공감은 하지만, 교육환경과 교육여건, 이동수업, 학교 공간이나 학생들이 쉴 수 있는 공간 등이 갖춰져 있지 않아서 안타까워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 스스로 진로를 고민하고,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들을 수 있어 좋은 제도임은 틀림없다. 다만, 수도권과 지방의 교육환경 차이, 교원 부족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큰 학력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 또 특정 과목에 학생이 몰리거나 수강인원이 미달되는 과목은 없어질 우려가 있어 이에 대한 해결방안이 필요하다. 

장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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