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에너지다. 나에게도 이웃에게도 춘천에게도.”

지역의 문화예술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적극 향유하는 춘천기계공고 교사 신준철 씨가 거듭 강조한 말이다. 그의 본업은 교사이지만, 1993년 문학세계에 <하늘은 참 맑던데>로 등단한 시인이다. 또 문화기획자이며 연극인이자 춘천연극제 운영위원, 춘천문인협회 부회장, 춘천남성합창단 단원, 춘천도시숲협의체 위원, 춘천시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모두 소개하기에 지면이 부족할 만큼, 지역의 다양한 문화프로그램과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단골 참석자이다. “지치지 않고 활동하는 비결이 무언가? 혹시 정치를 지망하는가?”라는 질문에, 학교와 문화 관련 일정으로 빼곡한 수첩을 내밀며, “한 눈 팔 겨를이 없다”고 손사래를 친다. 

“춘천의 문화는 연결되고 확산되어야 한다. 그 연결에 힘을 보태겠다.” 신준철 씨의 다짐이다.

그는 대학 졸업 후 11년 동안 회사원으로 지내다, 1995년 37살에 교사가 되어 고향 춘천으로 돌아왔다. 기계교과목 교사로서 춘천기계공고를 시작으로 고성 등을 거쳐 다시 춘기공으로 돌아와 오랜 시간 교단에 섰다. 올해 8월 30일 퇴임을 했지만 다시 기간제교사가 되어 학생들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글쓰기는 등단 전부터 삶의 일부분이고 주요 일과였다. 결혼생활과 육아 그리고 학교생활까지 주제도 다양하다. 지역의 한 신문에 <교단일기>라는 기고문을 연재했고, 책상 서랍에 고이 모아 온 글들을 모아 2005년에는 《결혼이야기》, 《나의 사랑 사무엘》, 《고성일기》 등을 독립출판했다. 자상한 아빠이기도 해서 9살 터울의 두 아들이 군복무 할 때는 총 400여 통의 편지를 보냈는데, 언젠가 책으로 낼 계획이다. 최근에는 시집 《달보드레 사랑옵기에》를 펴냈다. “시를 쓰는 건 가족·제자·동료·이웃·춘천·자연·동네 등 내가 사랑하는 것들에 대한 진심 어린 표현이다. 마음을 비우고 나를 잊으며 시를 쓴다. 사랑도 그렇다.” 

춘천에 돌아온 후 극단 굴레와 교류하며 연극에 빠져들었고, 희곡을 쓰고 싶은 마음에 지역의 연극무대는 모조리 찾아다녔다. 그러다 2019년 춘천연극제 코미디럭키세븐 시민심사위원을 시작으로 연극아카데미에도 참여하여 <이사>, <이젠 보내줄게>, <봄내사람들>, <최선생> 등에서 배우로 활동했다. 

그는 올해 문화도시 시민협의체 봄바람 추진단 멤버로서 봄바람을 시민주도조직으로 설계하고 운영규정을 다듬는 데 힘을 보탰다. “오래전부터 ‘공연을 읽다’라는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공연에 대한 감상을 시로 표현하는 활동을 해왔다. 그러면서 커뮤니티 활동이 지역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문화도시 사업의 기반에는 다양한 시민 커뮤니티가 있다. 봄바람을 통해 다양한 커뮤니티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싶다. 시민협의체로서 잘 설계된 봄바람이 본격적으로 가동될 내년이 기대된다. 봄바람 운영위원에도 지원해서 문화도시조성에 힘을 보태고 싶다.”

그는 ‘히치하이커’, ‘도시가살롱’, ‘생활문화매개자’ 등 문화도시 사업을 가까이서 지켜본 만큼 하고픈 말도 많았다. “법정문화도시 조성이 5년간의 사업이라고 한정 짓지 말자. 조급해하지 말고 긴 호흡을 가졌으면 좋겠다. 담당자들은 시민들에게 번듯하고 세련된 사업을 제시하느라 지치지 말길 바란다. 어설프고 투박하면 어떤가? 시민에게 더 다가서는 게 훨씬 중요하다. 시민의 바램을 더 많이 듣자. 진심은 통한다. 시민들도 내년에는 봄바람에 대거 가입해서 문화도시 사업이 활기 넘치길 바란다. 나도 더 많이 참여하겠다. 춘천의 문화는 고여있지 않고 연결되고 확산되어야 한다. 그 연결에 힘을 보태겠다. 또 문화재단도 알려지지 않은 춘천의 다양한 문화커뮤니티와 그들의 활동을 발굴하고 확산시키는데 힘써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