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새벽배송’하면 떠오르는 것은 ‘마켓컬리’, ‘로켓와우’ 등 몇 가지의 배송 서비스가 떠오를 것 같습니다. 특히 수도권에 거주하는 유저들은 이 두 가지 서비스를 대부분 경험해 보았을 텐데요. 오늘 말씀드릴 창업스토리는 현재 1조 원 가치의 기업이 된 ‘마켓컬리’입니다.

필자도 급하게 약속 잡힌 주말 캠핑이나, 급한 식재료를 구매할 때에는 퇴근 시간에 맞추어 마켓컬리를 종종 이용하고 있습니다. 지역 특성상 퇴근 후 장보기가 어렵거나, 신선식품을 구매할 때에는 어김없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는데요, 마켓컬리는 2020년 기준 약 9천500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마켓컬리의 창업자 김슬아 대표는 민족사관학교를 수석으로 입학하고, 스스로 자퇴 후 미국의 고등학교로 유학, 힐러리 클린턴의 모교로 유명한 웰즐리대학교를 졸업 후 홍콩, 싱가포르에서 골드만삭스, 맥킨지 등 8여 년간 투자 및 컨설팅 회사에 근무 했습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을 직접 겪으며, 위기를 극복하는 도전적인 타입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그녀는 한국으로 돌아와 ‘베인앤컴퍼니’에 입사하여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 대기업으로부터 온라인 신선식품 판매 사업에 대한 컨설팅을 의뢰받게 되는데요, 좋은 상품을 직접 매입하고, 주문 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자체 보유한 물류센터를 통해 배송하면 국내에서도 사업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전체적인 과정에서 물류비용 등 투자 부담도 크지만, 고급 식자재를 취급해 ‘매출 단가’를 높이면 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기업 입장에서 의미 있는 매출을 내려면 사업 첫해부터 최소 수 백억 원의 투자가 진행되어야 하는 금전적인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이 사업은 진행되지 못하게 되었지만, 김슬아 대표 입장에서는 이 프로젝트에 대한 큰 미련이 남게 되었고, 한국에서는 좋은 식재료를 거주하는 지역 주변에서 구매하거나 온라인으로 신선 재료를 구매하기 쉽지 않은 시기였습니다.

김슬아 대표는 식품에 대한 까다로운 기준이 있어 집에는 다양한 식품이 거의 매일 택배로 배달됐고, 주말이면 늘 식재료를 찾아다녔다고 합니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며 스스로 신선식품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커져갔습니다. 결국 유통 분야 전문가이자 직장 동료였던 박길남 이사와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고, ‘마켓컬리’를 2015년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창업하기 직전까지도 신선식품을 활용한 사업을 하기 위해 ‘식당을 차려야 하나, 와인가게를 차려야 하나?’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결정적으로 과거 맥킨지 근무 시절 같은 직장 동료의 추천으로 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를 만나게 되는데요. 사업 아이디어를 들은 이상혁 대표는 다른 투자자에게 추천하고 자신도 엔젤투자를 해주겠다며 직접 창업해 보라고 권했습니다. 이후 김슬아 대표의 경력과 사업 아이템을 인정한 DS투자자문과 DSC인베스트먼트 등이 초기 투자에 참여하며 투자금을 모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김슬아 대표는 대기업에 제안했던 규모와 투자금을 축소시켜, 최소한의 예산으로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직배송을 위한 트럭을 구매하며, 각 분야의 전문가 18명을 모아 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마켓컬리의 성장은 정말 눈부셨습니다. 2015년 5월 21일에 창업해, 10여 일간 800만 원의 매출을 올렸고, 창업 8개월 만에 월 매출 10억 원을 돌파, 2016년에는 약 19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믿을 수 있는 건강하고 신선한 식재료를 가심비(가격대비 만족도)가 맞게 구매할 수 있으며, ‘샛별배송’이라고 하는 마켓컬리만의 통합 배송시스템을 통해 출근 전 식재료를 받아 요리하거나, 냉장고에 보관하고 갈 수 있다는 믿음이 맞물려 지금의 마켓컬리를 만들어 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벌써, 창업한 지 6년의 시간이 흘렀는데요, 지금은 거의 1조 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하고 있는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마켓컬리를 보면 도전하는 것이 얼마나 위대하고 중요한 것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철태(브이플렉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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