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 결과, 직장인 절반 ‘송년회 계획 없다’
송년 모임 대부분 취소되거나 연기…자영업자 한숨
시민들, 온라인 화상회의 또는 홈파티로 눈 돌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송년 모임이 연이어 취소돼 자영업자들이 고초를 겪고 있다.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가 직장인 1천50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올해 연말 송년회 계획’ 설문조사에서 직장인 절반 이상이 송년모임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송년회에 갈 것’이라는 응답이 46.2%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송년회 계획이 없었다’가 35.9%, ‘송년회를 모두 취소했다’는 17.9%로 조사됐다. 송년모임을 계획하지 않았거나 취소한 직장인 82.6%가 그 이유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감염이 걱정되어서’(복수응답)라고 응답했다. 2019년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공동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성인남녀 88.5%가 ‘송년회를 할 것’이라고 응답한 것과 상반된 결과다. 이에 따라 위드 코로나 때 예약된 송년 모임이 줄줄이 취소돼 소상공인들이 한 차례 더 몸살을 앓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라 연말 모임이 연이어 취소돼 자영업자들이 망연자실하고 있다. 사진은 시내의 한적한 연말 번화가      사진=김정호 기자

시내에서 일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권 모 씨(47)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가 발표되자마자 연말에 잡혀 있던 예약들이 전부 취소되거나 미뤄졌다. 위드 코로나로 올 연말은 즐겁게 보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연말 특수는 꿈도 꿀 수 없게 됐다. 당장 대출금 갚기도 막막하고 인건비 치르는 것도 너무 힘들다. 벼랑 끝에 선 기분”이라며 “자그마치 2년이다. 2년째 어떻게든 버티고 있다. 중간에 휴업도 했었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도 미안하고 답답한 심정이다. 전국의 사장들이 다 똑같은 심정일 것이다. 내년 초까지 또 어떻게 버텨야 하나? 거리두기 강화가 연장된다면 그땐 폐업을 고려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한 자영업자는 “케이크 예약 주문량은 늘었는데 평소 손님은 크게 줄었다. 결국 매출도 감소했다. 이번 달 정산이 끝나야 확실해지겠지만, 어떤 기대도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식집에 종사하고 있는 김지훈 씨(31)는 “연말 특수를 기대했다. 위드 코로나 시행 직후에 예약이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사장님과 함께 웃으며 드디어 고생이 끝날 거로 생각했다. 그 며칠 동안 실제로 매출이 늘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이후에는 전혀 웃을 수 없었다. 예약이 모두 취소되고 1팀만 남았다. 그마저도 2명이다. 더 이상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전 국민이 아쉬움과 괴로움 속에서 보낸 1년이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모두 공감할 것으로 생각한다. 2년 넘게 아등바등 일하고 있는데, 청천벽력 같은 소식들만 연이어 나온다. 우리 가게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한국은 경제구조에서 자영업자 비율이 굉장히 높은 나라라고 알고 있다. 경제의 허리를 베어가는 격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전국 식당·카페 등에 ‘21시~05시 운영 중단’ 행정 명령을 내렸으며 5인 이상 사적 모임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많은 사람이 모이는 송년회 대신 비대면 또는 소수만으로 이뤄지는 ‘홈파티’를 계획하는 시민도 늘고 있다. 시민 윤진석 씨(36)는 “이번에는 친구들끼리 ZOOM(실시간 화상회의 프로그램)으로 모여 송년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드레스코드도 따로 정하고 선물교환식도 계획했다. 음식은 각자 준비하거나 배달해서 먹을 예정이다. 총 8명이 모인다. 원래는 춘천에서 다 같이 고기를 먹으려 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발표 이후 온라인으로 모이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그렇지 않아도 쌀쌀한 연말에, 모두가 아쉬움이 남는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윤 씨의 친구 권 모 씨도 “나는 내 방에서 홈파티를 할 생각이다. 직접 모이는 인원은 4명이 고작이겠지만, 거리 때문에 오지 못하는 친구들은 ZOOM으로 합석하기로 했다. 여러모로 슬픈 한 해가 되겠지만 송년회만큼은 웃으며 보내고 싶은 마음”이라고 전했다.

황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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