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 강원도족구협회장

춘천과의 인연은 어떻게 되시나요?

“서울에서 출판, 전시, 교육 등의 사업을 하다가 2008년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미국에 가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계속 사업을 해왔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사업이 잘되리라는 기대감을 안고 갔으나 여러 어려움이 많았어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애틀랜타에서 미주 한국일보를 운영하면서 스트레스가 심해 건강을 잃었습니다. 귀국 후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 최선이었기 때문에 여러 도시를 살펴보다가 우연히 춘천에 오게 되었어요. 춘천에 와서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선택한 운동이 족구였고, 지금 족구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으니 춘천과 족구가 저를 살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김태환 회장은 서울 출신으로 춘천시 족구협회 전무이사,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2021년 1월 제2대 강원도 족구협회장(민선 1기)에 선출되었다. 현재, 출판사 씽크아이 대표, 보임에스앤피 한림대지점 상무 등을 맡고 있다. 

강원도 족구협회장으로서 자랑하시고 싶은 것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올해 협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전국 족구대회를 주최했는데, 성공적으로 대회가 운영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특히, 족구 경기 최초로 MBC 스포츠 plus에 중계되며 전 국민에게 족구를 알리는 기회를 만들었다는 점이 족구인으로서 매우 자랑스러워요. 그리고 올해 정선 장애인 족구단이 창단되어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족구로 화합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됩니다. 또한 춘천시 마을교육돌봄협의체 ‘퇴계동동협의회’와 MOU를 맺고 퇴계동 마을돌봄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족구를 가르쳐주었는데요, 짧은 시간이지만 아이들의 실력이 눈에 띄게 늘고 아이들의 만족도도 높아서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마을과의 협력 모범 사례로 알려져 타 시도 협회 및 대한민국족구협회에서도 큰 관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내년에는 더욱더 많은 마을이나 학교와 관계를 넓혀나갔으면 좋겠어요.”

11월 27일~28일 영월군에서 개최된 제14회 동강배 전국 족구대회는 지역 생활체육대회 중 최초로 국내대표 방송사인 MBC 스포츠 plus에 중계되었다. 한편, 김태환 회장은 퇴계동동협의회와의 MOU를 시작으로 마을 및 학교와의 협력 관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후배를 양성하고, 족구문화의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전국체전에 족구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족구가 전국체전 정식종목이 된다면 학교체육의 길이 열리면서 학생들이 족구를 접할 기회가 늘어나게 되거든요.

개인적으로, 5년 전부터 성수고등학교의 족구동아리 소속 학생들에게 재능기부로 족구를 지도하여 춘천시 대표로 양성하기도 하였는데요, 강원도 족구협회장으로 취임한 이후에도 후배들을 양성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올해 운영한 사업 중에 ‘학생심판 양성교육’이 후배양성의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외에도 족구문화의 저변 확대를 위해 학생뿐만 아니라 어르신 족구교실을 운영했는데, 코로나로 정상적으로 운영하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어르신들의 참여도와 만족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족구에 대한 도민들의 욕구나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향후에는 더욱더 적극적인 활동을 할 계획입니다. ” 

학생심판 양성교육은 대한체육회가 주관하여 2019년부터 새롭게 시작한 ‘전국학교스포츠클럽 대회지원’사업의 세부사업으로, 심판 교육을 희망하는 학교로 전문 심판이 찾아가 이론 및 실기교육을 시행하고 교육을 이수한 학생이 향후 학교스포츠클럽대회에서 운영요원 또는 심판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이수증을 발급하는 사업이다. 모집대상은 전국 초(4학년 이상)·중·고등학교이며, 시행종목은 농구, 배구, 축구, 플라잉디스크, 플로어볼, 피구, 핸드볼, 족구, 줄넘기 총 9개 종목이다. 

부부심판이라는 특이한 이력을 갖고 계신데요, 이와 관련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춘천에 오기 전까지는 사업에 몰두하느라 가정에 소홀한 편이었어요. 건강을 잃고 보니 가장 소중한 사람은 당연히 가족일 수밖에 없더라고요. 10여 년 전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춘천에 오게 되면서 자연스레 아내와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어요. 제가 족구를 통해 건강이 좋아진 것을 보면서 아내도 함께 족구를 하기 시작했고, 족구심판 자격도 따면서 어디든 같이 다니고 있습니다. 전국에 6쌍밖에 없는 족구 부부심판입니다.”

건강도 되찾고, 가족과의 관계도 좋아지고, 부부가 함께 족구로 인생의 활력을 되찾게 되는 등 춘천에 와서 많은 것을 얻었다는 김태환 회장은 자신을 따뜻하게 품어준 춘천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춘천에 족구문화가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하게 드러냈다.

족구는 ‘문화도시 춘천’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5년 전부터 계획했던 컨셉인데 여행과 스포츠를 접목한 스포투어(sportour: sport+tour), 즉 캠핑과 족구, 그리고 춘천의 문화·여행상품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시도하면 좋을 것 같아요. 특히, 송암족구장에 비가림시설이 설치되는 내년을 기점으로 전국의 족구 동호인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을 잘 준비해놓는다면 지역경제 활성화와 춘천의 생활체육활성화에도 기여하는 바가 클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2022년 4월 준공을 목표로 송암족구장 6개 면 중에서 2개 면에 비가림시설 설치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족구 전용구장이 몇 개 안 되는 상황에서 비가림시설까지 보강되는 송암족구장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고 전했다.

최종적으로 원하는 것을 말씀해주세요.

“엄마들이 아이들 손을 잡고 족구를 가르치러 오는 그날이 오길 바랍니다. 엄마 손을 잡고 족구를 배우러 왔던 아이들이 전국체전이나 올림픽에 출전하는 날을 꿈꾸며 족구가 일상에 스며들기를 꿈꿉니다.”

춘천에 와서 족구를 만나 제2의 삶을 살고 있다는 김태환 회장은 춘천과 족구가 자신을 살렸다며 웃음 지었다. 김 회장의 바람대로 강원도 프로축구단 창단, 족구 전문 방송국 설립과 더불어 족구가 전국체전,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어 아이들이 엄마의 손을 잡고 족구를 배우러 오는 그날을 꿈꾸어본다.

정미경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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