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도록 파란 하늘이 냉기를 뿜어낸다. 옷깃을 여미어도 찬바람이 틈새를 찾아 파고들고 코로나로 연말연시도 너무 조용히 지나가 우리네 마음마저 시리다. 이런 한겨울엔 옛부터 즐겨 먹던 만두가 생각난다. 만두는 중국에서 들여온 음식인데 중국에서는 소가 없는 빵을 ‘만두’라 하고 소가 있는 만두를 ‘교자’라고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소가 있는 만두를 ‘만두’라 칭한다. 또한, 모양에 따라 해삼 모양의 ‘미만두’, 네모난 모양의 ‘편수’ 등이 있다. 만두는 옛부터 정초에 먹었던 별식이었으나 요즘은 사시사철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누구나 좋아하고 즐겨 먹는다는 대중음식 만두를 모양도 아주 예쁘고 먹음직스럽게 빚어 팔고 있는 곳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오월애 만두전골’이다.

‘오월애 만두전골’은 후평동 봉의고등학교 주변 주택가에 있다. 일반주택을 개조하여 우리 집 안방처럼 포근함이 있어 아늑하다. 지난주에 지인이 병치레를 겪은 터라 퇴원 축하로 만두전골을 대접해 드리려고 예약을 했다. 만두전골은 매운맛과 기본맛 두 가지가 있다. 얼큰하고 매콤한 걸 즐기는 필자는 지인을 위해 기본맛 4인분을 시켰다. 

테이블은 홀은 입식이고 방은 좌식이라 입식 자리에 앉았다. 김치와 깍두기가 담긴 예쁜 항아리가 나오고 식탁이 정갈하게 차려진다. 적당히 익어 입맛을 돋우는 깍두기가 천하일품이라 하겠다. 드디어 메인메뉴인 만두전골이 등장했다. 궁중요리처럼 근사하게 꾸며져 나와 만두전골에 품격이 있어 보인다. 주인장의 솜씨가 맵시 있다. 주인장 식구들이 손수 빚은 예쁜 만두가 가운데 놓여있고 둘레에는 각종 야채가 빙 둘러 있어 심지어 아름답기까지 하다. 청경채, 느타리버섯, 부추, 팽이버섯, 적배추, 배추속, 대파, 새송이버섯을 빙 둘러 데코하고 손으로 직접 빚은 만두를 가운데 봉긋하게 올리고 위에 옹심이와 김 가루를 얹어 그럴듯한 예술작품으로 탄생한 듯하다. 이제 불에 올려 끓기 시작하면 만두 익기를 기다린다. 작은 종지에 간장을 담아 야채를 샤브샤브처럼 찍어 먹으면 된다. 야채를 좋아하면 추가하여 더 먹을 수 있다. 야채를 다 건져 먹을 즈음 옹심이가 맑게 익고 곧 만두를 먹을 수 있게 된다. 너무 예쁘게 빚어놓아 입으로 가기에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하나씩 건져 앞접시에 올려놓고 반을 뚝 갈라 입속에 넣으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김치만두인데 메밀전병의 소 맛이 살짝 들어있다. 맞다. 참기름이 만두의 맛을 더욱 고급지게 만들어준다. 국물을 떠서 한 모금 먹어보자 진한 육수가 온몸을 따끈하게 데워주고 혀를 감싼다. 나도 모르게 국물을 연신 떠먹게 된다. 살짝 아쉬워서 만두 1인분, 칼국수 1인분을 추가했다. 칼국수는 클로렐라를 넣어 밝은 연두색을 띠어 전골냄비를 더욱 어여쁘게 치장해준다. 연두색 면발은 금세 익어 후루룩 비웠다. 면에 간이 되어있어 익으면 바로 먹어도 맛있다. 마지막으로 꼭 먹을 것이 있다. 그래야 오늘의 식사가 마무리된다. 볶음밥 2인분을 시켰다. 육수를 건져내고 조금만 남기고 밥을 넣고 비빈 후 얇게 펴서 누룽지가 생길 동안 기다려야 한다. 누룽지가 생기면 주걱으로 먹기 좋게 누룽지까지 긁어 동그랗게 말아주면 떠먹기만 하면 된다. 누룽지의 그 고소함은 배가 불러도 자꾸 손이 가는 맛이라 금세 전골냄비를 비우게 한다. 만두전골에는 역시 볶음밥이다.

‘오월애 만두전골’은 연중무휴다.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영업한다. 휴게시간은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다. 만두전골 외에도 칼국수전골, 내장전골, 낙지볶음 등이 있고 별식으로 냉면 만두와 오이말이국수가 있다. 차근차근 먹어보기로 했다. 옛 선조들이 정초에 별식으로 먹었던 음식, 만두! 이번 주말에는 함께 하고픈 어르신들과 만두전골을 먹어보면 어떨까?

후평동 817-1/ 252-2575

이철훈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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