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문화이웃] ‘자전거면 충분하다’
[봄내 문화이웃] ‘자전거면 충분하다’
  • 박종일 기자
  • 승인 2022.01.11 1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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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면 충분하다’

영하 10도 아래로 수은주가 뚝 떨어진 지난해 12월 30일 밤, 10여 명의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시청 광장에 모였다.

자전거를 통해 교통, 환경, 기후위기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 담긴 슬로건 ‘자전거면 충분하다’가 새겨진 깃발이 그들의 두툼한 외투와 둘러멘 배낭에 매달려 한겨울 매서운 칼바람을 이기고 있었다. 사회적협동조합 ‘두 바퀴로 가는 세상’(이하 두바세)의 조합원들이다.

두바세는 교통·환경·기후문제와 연계해 자전거출퇴근 캠페인, 자전거전용도로 조성, 도로 모니터링, 자전거 교통정책제시, 자전거 관련 문화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사진 제공=두바세

두바세는 이날 2021년 마지막 크리티컬 매스(Critical Mass)를 진행했다. 사전적 뜻은 ‘유효한 변화를 얻기 위해 필요한 충분한 수나 양’을 뜻하지만, 사회운동의 개념으로는 ‘변화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인원’으로 쓰인다. 특히 세계 300여 국가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자전거 타기’ 운동을 지칭하기도 한다. 자전거가 차도의 정당한 이용자임을 알리며 대중 참여를 이끌어내는 운동이다.

한국 최초의 크리티컬 매스는 2001년 4월 서울 광화문에서 열렸다. 춘천에서는 두바세가 지난 2018년 9월에 처음 열었다. 당시 두바세는 춘천시민연대에서 2007년 3월부터 이어온 자전거 모임이었다. 이후 매달 주최한 크리티컬 매스를 계기로 활성화되자 2020년 10월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두바세는 교통, 환경, 기후문제와 연계해 자전거출퇴근 캠페인, 도심의 자전거전용도로 조성, 관련 시설 모니터링, 자전거 교통정책제시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최근에는 생활 자전거 이용과 저탄소 문화 확산을 위한 교육 및 문화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금병초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전거 교실을 운영하며 안전하게 자전거를 타고 등하교하기, 자전거가 개인과 사회 그리고 기후변화시대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에 관한 교육, 마을과 지역의 역사문화 유적지를 자전거로 탐방하는 로컬 친화적인 활동을 진행했다.

또한 2021 소셜리빙랩에 참여해 ‘출근길 안전하게 자전거 타기’와 자전거 전용도로 시험운영을 위한 제안과 캠페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춘천문화재단 문화도시 조성 사업 중 하나인 ‘두바퀴정거장’에도 참여해 다양한 전시회와 영화상영, 제로웨이스트 문화 확산을 위해 힘을 보탰다.

이들에 주목하는 이유는 진정한 자전거 도시 춘천의 완성과 ‘10분 안에 연결되는 문화시설’이라는 문화도시 사업의 물적 토대가 생활형 자전거 활성화에 달려 있고, 이를 위해 도심에서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한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위한 시책은 더디기만 하다. 어떻게 하면 춘천과 시민들이 탄소배출 제로 교통수단인 자전거로 일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김경숙 이사장은 “여러 방면에서 다양한 활동들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선 유치원부터 자전거 교육과 자전거 타기가 시작되어 초·중·고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 아이들이 등·하교할 때 자동차 운행을 조금만 덜 해도 큰 성과가 나타날 거다. 그리고 직장인 자전거 출·퇴근 인센티브나 탄소배출 저감 포인트 지급도 좋다. 또 춘천에서 자전거 타기가 부담스러운 건 언덕들 때문인데, 전기자전거의 보조금 확대도 중요하다. 자전거 안전교육장 설치, 공공자전거 도입도 꼭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도로다이어트를 통한 자전거 전용도로 구축이 절실하다. 두바세는 그저 춘천이 살기 좋은 곳이 되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공기 좋고 교통이 편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도시 말이다. 조합원들 모두 그저 자전거를 탔을 뿐인데 환경을 이야기하고 교통문제에 고민하고 나아가 지구를 걱정까지 하게 됐다. 평범한 시민이 활동가로 살지 않게 되면 좋겠다(웃음)”라고 말했다.

조합원 고덕휴(36·퇴계동) 씨는 “지난해 봄 우연히 두바세의 크리티컬 매스에 참여한 계기로 자전거를 구입하고 조합원이 됐다. 그전에는 자전거를 거의 타지 않았는데 자전거 도시 춘천을 만들자는 취지에 공감했다. 처음엔 그저 즐거운 교통수단이었지만 교통·환경·기후 등 몰랐던 것에 대해 많이 알게 됐다. 자전거로 인해 내 삶이 전환됐듯이 많은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게 된다면 춘천이 더 나은 도시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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