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2교를 건너 우두동 사거리에서 좌회전, (구)102보충대 방향으로 ‘본가회냉면’이라는 노란 간판이 보였다. 한겨울 별미로 새콤, 달콤, 매콤한 회냉면을 찾았다. 시내 중심상권을 벗어나 한적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다닥다닥 시내 상권의 복잡함에 비해 널찍한 주차장에 주변의 경관까지 시원했다. 여름에는 단일 메뉴로 냉면(회냉면, 물냉면, 만두)이 있고, 계절 메뉴로는 육개장, 만둣국, 부대찌개 등이 있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저녁 8시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다. 

작은 체구에 온화한 인상의 박영숙 대표에게 인터뷰를 청했다. 농산물센터에서 19년 동안 청과 도소매업을 하다 경영난으로 도산하는 위기에 처했다. 빚을 청산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7년 전 식당으로 전업했다. 3년 전에 속초회냉면 비법을 익혀 “본가회냉면”으로 이주하였다. 주인의 친절함과 후덕함으로 단골손님도 늘고, 맛집으로 소문이 나면서 ‘냉면전문점’으로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한다.

“회냉면 먹으러 속초 안 가도 될 것 같아요.”

“지난번 이 친구가 냉면 맛있는 집을 소개해줬는데 더 맛있는 곳이 있다고 데려왔어요.”

“사장님, 앞으로 돈 좀 벌겠네요.”

“냉면 맛이 깔끔하고 사장님이 친절하네요.”

20년 동안 속초회냉면을 운영했었다는 단골, 맛집을 찾아다니는 단골들의 평이었다. 박 대표는 그런 손님들의 반응이 힘들게 식당을 운영하는 보람이자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외곽에 있었고, 코로나로 손님도 줄고, 특히 냉면은 여름 한 철 메뉴임에도 3년 동안 열심히 장사하여 지금은 살만하다고 말했다.

“큰 사업 하다가 8천 원짜리 밥을 팔아보니 돈의 소중함도, 멀리서 냉면 한 그릇 먹으로와 주는 지인들의 고마움도 새삼 깨달았어요”라고 말하는 박대표는 작은 체구지만 삶의 고단함과 해법을 동시에 알고 있는 큰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업실패로 화장품 몇 개, 작은 승용차, 마사지, 가벼운 여행 등의 사소한 일상을 잃어보니 그런 소소함이 모두 행복이었다며, 언젠가 다시 누릴 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평소 운동도 열심히 다니고, 틈틈이 책을 읽는 멋쟁이다. 자신을 믿고 돈을 융통해 준 지인들에게 채무와 마음의 빚을 다 갚은 후, 좋아하는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하면서 하고 싶었던 것, 누리고 싶었던 것, 보고 싶었던 곳을 가보는 것이 꿈이라는 박 대표! 그녀는 ‘작은 거인’이었다. 

힘들어도 좌절하지 않는 의지와 사람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인생 철학에 숙연한 마음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추운 겨울 별미인 냉면으로 마음도 시원해 졌지만 박 대표의 이야기에 빠져 가슴은 따듯하게 인터뷰를 마쳤다. 부디 냉면집이 번창하여 그녀의 작은 행복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한겨울 매콤한 비빔냉면, 살얼음 둥둥 물냉면, 매력적인 메뉴다.   영서로 3199번지 / 241-0779

김현희 시민기자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