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희 대학생기자

오늘의 인터넷 뉴스 최상단에는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839명, 이틀 연속 800명대, 신규 확진 3천717명이라는 타이틀이 걸렸다. 2년여 지속되어 온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지친 사람은 비단 당신뿐만이 아닐 것이다.

‘코로나 블루’란 ‘코로나19’와 우울증을 뜻하는 영어단어 ‘Blue’의 합성어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경제활동과 일상생활에 많은 제약이 뒤따르면서 우울감과 불안증세를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진 것이다. 코로나19 상황 이후 한국의 ‘우울수준’은 평균 21.8%를 상회하는 36.8%로 OECD 국가 중 1위, ‘불안수준’은 평균 28.0%보다 높은 29.5%로 네 번째로 높은 불안 수치를 보였다.

특히, 20대 청년의 우울증이 위험 수준에 다다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이 내놓은 통계를 보면, 지난해 12월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가 주관해 전국 광역시도 거주 성인(19∼70살) 2천6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민 정신건강 실태에 대한 조사’에서 19∼29살 청년층 25.33%가 27점 만점으로 측정하는 우울증 선별 도구 검사에서 ‘우울 위험군’에 해당하는 10점 이상이 나왔다. ‘심한 수준’으로 판단되는 20점 이상이 나온 비율은 19∼29살은 4.58%로 30대(2.31%)의 2배에 가까운 수치를 나타냈다.

우울감 정도 조사결과에서도 19∼29살 청년들은 6.36점이 나와, 이 역시 30대(6.03점), 40대(5.41점), 50대(5.34점), 60살 이상(4.48점)에  견주었을 때 가장 높았다. 세부 문항을 보면 ‘피로’, ‘흥미와 즐거움 없음’, ‘수면 문제’, ‘희망이 없다고 느낌’ 등이 우울감을 느끼는 이유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거나 어떻게든 자해를 하려고 한다’에 그렇다고 응답한 20대의 비율도 16.98%에 달했다.

임후남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지표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20대가 타 연령 대비 우울을 느끼는 비율이 높고, 고위험군의 비율도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분명하다”며 “감염에 대한 두려움은 타 연령대와 유사하지만, 불안과 우울은 타 연령대에 비해 높기 때문에 이에 대한 시급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취업의 어려움 등이 겹쳐 전문가들은 대학생을 비롯한 청년층의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전덕인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의학과 교수는 “활동성이 큰 20대를 중심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생활 변화의 충격이 가장 크게 온 것”이라며 “20~21학번은 입학해서 학교도 제대로 못 가고, 아르바이트나 취업자리는 줄어들고, 외부활동도 못 한 채 가족들과 부딪치는 빈도까지 늘면서 우울증 사례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대학생 청년들의 ‘코로나 블루’가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 하지만 정작 관계부처 등에서 청년층의 ‘코로나 블루’에 대한 대응은 매우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임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 불안 관련 노인, 장애인 등과 같은 취약계층의 지원을 고려하고 있지만, 청년층의 우울에 대한 지원 방안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코로나 블루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주로 코로나19 확진자와 그 가족 등에 방점이 찍혀 있다. 사람들과 대면하는 시간이 제한되고 이전과 같은 사회 활동을 영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한 고려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심리적 불안감과 고립감이 커지고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청년층과 저소득층에 대해선 정신과 상담과 치료비 지원 등 구체적인 대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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