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착용 장기화로 입모양·표정 등 언어적·비언어적 상호작용 제약
학계 의견은 엇갈려… “언어발달 느린 아이들 치료시 걸림돌은 확실”

최근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되고 마스크 착용 기간이 늘면서, ‘마스크가 영유아의 언어발달에 방해가 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마스크 착용 시간이 길어져 선생님이나 친구들과의 소통에서 입모양과 표정 등 언어적 및 비언어적 상호작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 과학 잡지 《SCIENTIFIC AMERICAN》은 마스크 착용이 언어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다양한 연구결과를 소개하며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국제유아연구학회의 논문 <안면 마스크 사용과 언어 발달: 걱정해야 하는가?>는 의사소통 과정에서 아이의 ‘시각 의존도’가 크게 중요하지 않으니 마스크로 인한 언어발달저해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종로구의 한 어린이집 교사와 어린이가 ‘소통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출처=종로구청 홈페이지

확실한 연구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긴 하지만 학부모와 교사들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지난해 5월 서울·경기 지역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 학부모 등 1천45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코로나19가 아동 발달에 미친 영향>에 따르면 원장·교사의 71.6%, 학부모의 68.1%가 ‘코로나19 팬데믹이 아동의 발달에 미친 영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원장·교사 74.9%는 ‘마스크 사용으로 인한 언어 노출과 발달기회 감소’를 느낀다고 답했고, 학부모들은 52.7%가 동의했다. 이에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팬데믹 아래서 어린이 발달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상담과 치료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서울 종로구는 이러한 우려를 반영하여 9~10월 ‘어린이집 소통마스크(입이 보이는 마스크)’시범사업을 실시했고 올해는 종로구 내 모든 어린이집에 ‘소통마스크’를 제공한다.

춘천의 허현숙 언어발달센터 원장은 “마스크가 언어발달에 방해가 된다는 확실한 연구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언어발달에 문제가 있는 아이들의 치료가 더딘 측면은 확실히 있다. 치료과정에서 입모양과 소리로 유추해야 개선 효과가 따르기 때문이다. 특히 발음을 교정하는 조음치료에는 마스크가 걸림돌이다. 또한 청각장애 아동들은 마스크로 인해 시각적 단서 유출이 어려워 발음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 때문에 투명마스크 보급은 찬성한다. 기왕이면 김서림 방지 제품이 효과가 클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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