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설날에 떡국 먹어야 진짜 일곱 살이야!” 얼마 전 올해 일곱 살이 된 딸아이에게 이제 제일 큰형님 반이구나“ 했더니 답한 아이의 말이다. 1월 1일은 가짜 설날이었고 진짜 설날에 떡국을 먹어야 진짜로 한 살 더해지는 거라나.

설날 떡국 한 그릇에 정성을 담은 그림책이 있다. 《떡국의 마음》(천미진 글, 강은옥 그림/키즈엠)에는 떡국을 준비하며 새해 좋은 기운을 받길 응원하는 설날 덕담이 가득 들어있다. 긴 가래떡을 뽑는 마음은 오래오래 탈 없이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 둥글게 떡을 써는 마음은 둥근 태양처럼 너의 새해가 빛나기를 바라는 마음. 달걀 깨는 마음은 너의 꿈이 더 자유롭기를 바라는 마음… 책을 끝까지 읽고 나면 뜨끈한 떡국을 한 그릇 맛있게 먹은 기분이 든다. 

늘 그렇듯, 특별히 변한 건 없지만 떡국을 먹었으니 진짜 한 살이 늘어났다. 매년 이맘때쯤 새 다이어리를 사고 새 볼펜으로 새해의 계획을 세우곤 한다. 다른 이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매년 공부하기와 책 읽기를 빠지지 않고 적는다. 늘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그런가보다. 그림책 《슈퍼토끼》(유설화 지음/책읽는 곰)에는 거북이와의 달리기 경주에서 낮잠을 자다가 우승을 놓친 토끼가 주인공이다. 달리기를 매우 좋아하지만, 거북이한테 졌다고 남들이 흉보는 것 같고 신경이 쓰여서 이제는 달리기를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토끼의 무거운 마음,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오랜만에 숨 가쁘게 달린 토끼의 자아 찾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결국 자신이 가장 잘하고 싶은 달리기를 하며 숨 가쁘게 달려 골인점에 도착해 행복해하는 토끼를 보며 새로 장만한 다이어리의 첫 장에 어떤 목표·다짐을 적어 볼까 두근거린다.

전부용(담작은도서관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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