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복한 강원교육아카데미 대표

현재 어떤 일을 하시고 계신가요?

2014년 교직에서 은퇴 후, ‘잘 놀고, 즐기며 사는 방법’을 찾아서 살고 있습니다. 저는 논어에 나오는 ‘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낙지자(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라는 공자님의 말씀을 좋아하는데, 인생에서 즐기는 자가 결국 승리한다고 생각하며 하루하루 즐겁게 살려고 노력합니다. 

대학 때부터 관심을 두게 된 연극과 은퇴 후 새롭게 관심을 갖게 된 토론을 통해 제2의 삶을 살고 있고, 현재는 ‘강원교육아카데미’라는 비영리 교육단체 대표를 맡아 비경쟁토론을 널리 알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2016년부터 현재까지 춘천, 영월, 횡성, 태백 등 강원도 전역의 토론 전문가 및 학부모들과 함께 학부모토론학교, 찾아가는 토론학교, 모의정당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은퇴 이후, 토론을 공부하고 다시 학교 현장으로 가서 토론으로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어 매우 뜻깊습니다..

교직 생활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신가요?

제가 문서실무사 1급 시험에 응시해서 13번이나 떨어진 끝에 결국 합격을 했는데요, 변화된 사회 흐름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것 같습니다. 13번이나 떨어지면서 위축되기도 했으나, 끝까지 해보는 게 제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란 생각으로 도전하여 결국 합격했습니다.

중등교사로 구성된 강원교육연극연구회가 주축이 되어 ‘부·사·제 동행 연극단’을 만들어 공연했던 기억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부사제’라는 이름처럼 부모, 교사, 제자(학생)가 함께 참여해 연극을 완성하며 소통을 했는데요, 당시 함께했던 학생들 중 몇몇은 강원도립극단 배우로 활동하고 있고, 한 친구는 세계적으로 히트한 ‘오징어게임’에 출연하기도 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어서 매우 뿌듯합니다.

장복한 대표는 1971년 강원대학교 국어교육학과 입학 후, 강원대 연극동아리 ‘영그리’ 창립멤버로 활동하였으며, 1998년에 명지대 사회교육대학원 연극영화교육과를 졸업했다. 대학원 졸업 후에 연극을 통한 교수법을 개발하고 부임하는 학교에 연극동아리를 만들어 학생들을 지도했다. 작년에는 영그리 창단 50주년 기념 공연에서 배우로 무대에 섰다.

현재 가장 관심 있는 분야는 무엇인가요?

몇 년 전 아내가 아프면서부터 건강이 제일 큰 화두가 되었습니다. 교직 생활을 함께했던 아내도 올해 정년퇴임을 했는데, 아내와 행복하고 건강한 노년 생활을 어떻게 이어갈까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신체건강과 정신건강을 조화롭게 유지하기 위해 주 1회 등산을 하고 있고, 책 읽고 토론하며 여행하는 삶을 살고 있어요. 이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많은 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그동안 경험했던 것 중에서 특별히 더 이야기하시고 싶은 것이 있으신가요? 

건강을 위해 2000년부터 마라톤을 시작했어요. 3~4번 정도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하기도 했고, 친구들과 2015년 인도네시아 롬복 산을 등정했던 것을 계기로 2018년엔 아프리카 킬리만자로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2015년부터 5년 동안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최한 ‘찾아가는 인생나눔교실’에서 멘토로 참여하여 주로 군부대를 다니며 청년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최근에는 트리플 오카리나를 배우고 있고, 유도 초단을 취득했어요. 나이 들어도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배우고 젊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특히, 비경쟁토론을 통해서 학생들을 만나면서 은퇴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이 새롭게 보이게 되었는데, 저에게 새로운 시각을 가져다준 비경쟁토론이 매우 크고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비경쟁토론은 ‘누구에게나 다 관심을 주는 것’으로 한마디로 정의 내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직도 토론하면 어렵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참여자 스스로 질문을 만들어 토론함으로써 생각을 확장하고 커뮤니케이션과 경청의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소통방법입니다. 

‘찾아가는 인생나눔교실’은 인문적 소양을 갖춘 만 50세 이상의 중장년으로서, 다른 세대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며 사회공헌(봉사)에 관심과 의지가 있는 멘토가 멘티기관(지역아동센터, 중고등학교, 군부대, 노인복지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보호관찰소, 청소년복지시설, 대학교, 도서관, 문화시설, 생활문화공간 등)을 찾아가 인생을 나누는 사업이다. 

문화도시 춘천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다양한 문화생활을 향유하고, 또 연극배우로 활동하면서 문화도시 춘천의 방향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왔어요. 아직도 결론은 못 내렸지만, 가장 춘천다운 것은 무엇일까 항상 고민을 해왔는데요. 장예모 감독의 대형 야외공연극 ‘귀래삼협’ 같이 춘천의 이야기를 극작화하여 춘천의 자연을 배경으로 야외공연이 펼쳐지면 멋있을 것 같습니다. 

 소양2교 앞의 조형물을 볼 때마다, 과연 춘천을 상징하는 조형물인가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데 춘천을 대표하는 이미지, 상징에 대해서도 재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전문성 있는 행정가, 열정 있는 문화기획자 및 단체, 문화상품 소비에 인색하지 않은 시민 등 삼박자가 어우러져야 진정한 문화도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를 하며 첫 마디를 나누자마자 ‘호모루덴스’가 떠올랐다. 호모루덴스는 네덜란드의 문화사학자 J. 하위징아(1872~1945)가 1938년에 발표한 저서 《호모루덴스-유희에서의 문화의 기원》에서 제창한 개념으로 인간의 본질을 유희라는 관점으로 바라본 인간관이다. 놀이하는 인간, 장복한 대표는 인터뷰 내내 누구나 즐겁게 살아야 함을 강조했다. 놀이하듯 즐겁게 그러나 진심을 다해 소통하려고 하다 보니 친구들이나 제자들이 많이 사랑해주었던 것 같다며 환하게 웃는다. 일과 삶 속에서 놀이의 가치를 계속 찾고 있다는 그의 탐험 여정에 박수를 보낸다.

정미경 시민기자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