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의 인구는 지난해 기준으로 28만8천 명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의 인구이다. 그런 가운데 춘천시장은 지난 1월 ‘글로컬 관계인구 100만 도시’를 선언했다. 인구정책의 패러다임을 정주인구에서 관계인구로 전환, 춘천과 관계를 맺는 인구를 100만 명으로 늘려 지속가능한 도시 시스템을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덧붙여 메타버스를 통한 디지털 관계인구를 창출하겠다며 춘천을 매개로 전 세계가 연결되는 가상도시, 또 하나의 춘천, ‘메타시티 춘천’을 구현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글로컬 관계인구라는 개념도 모호하고, 100만 인구는 1억 그루 나무심기의 수치만큼이나 허황되다. 글로컬은 글로벌(Global)과 로컬(Local)의 합성어다. Glocalization은 세계화를 설명하는 가운데 등장한 신조어로, 원래 토착화(土着化)를 영어로 표현한 말이다. 글로컬을 지역 특성을 살린 세계화 정도로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글로컬 인구라는 개념 역시 시정부라는 용어만치 생소하다. 

관계인구라는 말은 일본에서 지방소멸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한 정책을 구상하는 가운데 나온 말이다. 2019년 일본 총무성은 기존의 지역창생 정책으로 새로운 인구를 지역인구로 유입시킬 수 있었지만, 이것은 다른 지역 인구가 이동한 것이어서 출생률이 높아지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는 판단에 새로운 해법으로 관계인구 확산정책을 도입했다. 인구감소로 지방이 소멸되면 인구증가를 도모할 수 밖에 없는데, 인구증가는 출생률을 높이는 정책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방소멸지수라는 것도 가임여성인구를 65세 이상 노인인구로 나눈 값을 사용한다. 

관계인구란 지역에 새롭게 이주한 ‘정주인구’나 여행이나 관광으로 방문하는 ‘교류인구’가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관계를 맺는 인구를 말한다. 총무성은 산하에 ‘지역력 창조그룹’을 신설하여 관계인구 창출 및 확대사업을 벌이고 있다. 거기에는 네 가지 유형이 있다. 특정 지역과 연관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관계인구를 형성하는 정책으로 과거 해당 지역에서 근무, 거주 또는 주재를 했던 경험이 있는 연고자와 해당 지역에 납세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지역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할 기회를 제공하는 관계심화형, 지역과 연고가 없는 사람에게 지역과 계속 관계를 맺어나갈 수 있는 계기나 기회를 마련. 이를 위해 기술이나 지식 등을 매칭하는 지원을 펼치는 관계창출형, 지역 공공단체가 도시의 기업이나 대학 등과 연대하여 도시거주자를 대상으로 지역을 알리는 사업을 벌이는 저변확대형, 여기에서 파생된 모델로 주 타깃을 외국인으로 하는 외국인저변확대형 등이다.

장황하게 말할 필요 없이, 이처럼 관계인구는 지방소멸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한 정책이지 30만 인구에 육박하는 춘천이 고려해야 할 정책이 아니라는 점이다.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위해, 국회의원 2석을 확보할 정도의 실질적인 인구증가 정책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들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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