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심리학,브라이언 클라스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견제를 두어야 한다면 권력을 가진 이에게 불리하게 두어야 하고, 권력이 커질수록 견제도 커져야 합니다. 역사적 책임은 법적 책임의 빈 곳을 메워야 합니다. ‘권력은 부패하는 경향이 있고,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합니다’ 대인은 거의 모두가 악인입니다

중세 교회의 잔혹한 종교재판을 옹호하는 영국주교 크레이턴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했다는 액턴 경의 이 말은 역사상 가장 유명한 인용구 중의 하나다. 

왜 더 악한 사람이 권력을 가지게 되어 있는가? 권력은 사람을 나쁘게 만드는가? 왜 우리는 우리를 통제할 권리가 전혀 없어 보이는 사람이 우리를 통제하게 놔두는가? 그리고 부패하지 않을 사람에게 권력을 주고 그 권력을 공정하게 행사할 수 있게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UCL 부교수이자 정치 컨설턴트인 브라이언 클라스 박사는 10여 년간 벨라루스, 영국, 코트디부아르, 태국, 튀니지, 호주 등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수백 명의 최고위 지도자를 인터뷰했다. 그들은 대개 막대한 권력을 잔인하게 휘두른 괴물이었다. 이 책은 500건 이상의 인터뷰와 인간 행동에 관한 최신 이론을 토대로 어떤 사람, 어떤 시스템이 더 쉽게 권력을 손에 넣고 부패하는지 밝혀낸다. 

“모든 독재자는 조금씩 다르다. 몇몇은 매력적인 사람이고, 몇몇은 기이하고 거리감이 느껴진다. 그런데 이들 모두는 비대한 자아를 가지고 있으며, 모두가 같은 위험을 안고 있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어둠의 3요소는 이렇다. 음모, 대인관계 조작, 타인에 대한 도덕적 무관심을 정점으로 하는 ‘마키아벨리즘’, 오만, 자아도취, 과장, 지나친 인정욕구를 가진 ‘나르시시즘’, 공감 능력의 결여, 충동, 무분별, 분노로 가득 찬 ‘사이코패스 경향’이다. 권력자는 타인의 운명을 결정해야 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타인을 해칠 기회도 주어진다. 그러나 더 많은 감시를 받기에 더 자주 발각된다. 벨기에에서 감시와 견제의 울타리 안에 있던 성군 레오폴드 2세와 ‘천연고무 생산 착취자’로서의 콩고공화국의 악마 군주 레오폴드 2세는 같은 인간이다. 인간은 복잡하다. 권력과 권력자의 문제는 결코 개인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

기분 좋은 승리에 취해 다우닝가 10번지에 첫 출근하는 영국총리가 가장 먼저 보고 받는 업무는 6.4메가톤, 그러니까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430배에 달하는 트라이덴트 핵 잠수함 공격 버튼 결정 유무에 관한 설명이다. 선택은 네 가지. ‘보복할 것’, ‘보복하지 말 것’, ‘잠수함 지휘권을 미 해군에 넘길 것’, ‘잠수함 사령관에게 결정권을 넘길 것’. 자격 없는 자들에게 권력이 주어졌을 때……. 어후! 잘하자. 투표!

류재량(광장서적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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