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따스한 봄바람이 옷깃을 스친다. 지난 겨울의 감옥에서 탈출하려고 바람이 분다. 기나긴 제약과의 동거를 끝내려나 보다. 기대가 부풀고 날씨도 화창함으로 답을 한다. 다시 또 찾아온 봄이다. 지나간 봄들보다 더 생기 돋는 음식을 먹어야 할 것 같은데, 1년 중 3, 4월이 산란기 전이라 동죽조개 맛이 절정이란다. 동죽조개, 길쭉길쭉 맛조개, 바지락은 칼국수와 궁합이 잘 맞아 최고의 맛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동죽으로 칼국수를 아주 맛있게 하는 음식점이 있어 소개한다. 오늘의 주인공 명동칼국수다.

명동칼국수는 인형극장에서 신동삼거리 가기 전, 우측에 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강원도교육청 맞은편에서 팥칼국수로 유명세를 떨치던 집이다. 지금은 팥죽만 팔고 팥칼국수는 메뉴에서 빠졌다. 조개류 칼국수 집으로 특화를 시켰다. 이번에는 가족 완전체로 네 식구가 함께했다. 아들이 학교에 곧 복학해야 해 멀리 떠나기 전에 함께 식사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일찍 서둘러서 11시 30분경에 도착했다. 정시에 오면 꼭 대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자리를 바로 잡았다. 

동죽칼국수 4인분을 시켰다. 동죽은 바지락보다 큼직해서 하나씩 먹기에 감질나지 않는다. 동죽 칼국수도 일품이려니와 무엇보다도 겉절이 김치가 맛의 끝판이라 할 만큼 맛좋다. 드디어 주문한 동죽칼국수 한 상이 차려 나왔다. 동죽을 수북이 품은 커다란 냄비가 상위에 올려졌다. 동죽조개를 원껏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한소끔 푹 끓어야 면을 먹을 수 있지만, 동죽이 하나둘씩 입을 벌리면 기다리지 못하고 하나씩 쏙쏙 꺼내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네 벌의 젓가락이 입 벌린 동죽을 연신 집어가는 사냥은 체면도 위아래도 없다. 그 맛은 정말 달다. 굳이 다른 표현이 필요 없다. 조개의 맛이 이렇게 달달 할 수 있구나! 감탄이 절로 나온다. 칼국수를 동죽과 함께 앞접시에 가득 담아 면발을 즐기자 떠도 떠도 화수분처럼 줄지 않고 줄창 나온다. 국물맛은 덧붙일 말이 없을 정도로 진국이다. 한 국자 떠서 앞접시에 담아 후루룩 마셔보자. 달달한 감칠맛이 혀를 감싼다. 양이 많아 그럴 리 없지만 그래도 아쉬우면 공기밥을 시키자. 칼국수 국물에 밥을 살짝 말아서 겉절이 김치와 함께 먹으면 배부른 줄 모르고 밥이 또 들어간다. 오늘도 과식을 했다.

명동칼국수는 매주 월요일 휴무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영업한다. 메뉴는 동죽칼국수, 바지락칼국수, 맛조개칼국수, 새알팥죽이 있다. 통만두와 칼국수 사리 추가를 할 수 있다. 이번 주말에는 살랑이는 봄바람에 콧바람도 쐬고 맛있는 동죽칼국수를 가족과 함께하면 좋겠다.

영서로 3138 / 252-8889

이철훈 시민기자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