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기자

“윤석열이 위험하다. 윤석열을 보호하라. 무서운 자들이 윤석열 암살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 가장 염려되는 것은 선거 2~3일 전 암살위험이 걱정된다. 무지막지한 패거리들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대한민국 보수우파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말이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윤 후보가 보호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달 15일 공식 선거운동 시작에 앞서 경찰은 윤 후보에 대한 전담 경호 인력을 기존 10여 명에서 20여 명으로 확대 배치했다. 경호수준은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 등 4부 요인에 준하는 ‘을호’등급이다. ‘을호’는 경찰이 담당하는 최고 경호 등급이다. 공개된 장소에서 각종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이유로 엄선된 인력이 윤 후보를 경호한다. ‘갑호’ 경호는 대통령과 대통령 당선자를 대상으로 하고 대통령 경호처가 맡는다. 

여당 후보인 이재명 대선 후보도 윤 후보와 같은 수준의 경호를 받고 있다. 여당과 제1야당 대선 후보이기에 가능한 경호수준이다. 이들의 경호비용은 전액 경찰예산으로 충당된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를 비롯해 다른 대선 후보들에게도 전담 경호 인력을 배치해 운영 중이다. 하지만 윤 후보만큼은 아니다. 경찰이 모든 대선 후보를 경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원내 주요정당 후보들은 국무총리 수준의 경호를 받는다. 하지만 국회에 의석이 없는 원외정당이나 군소 정당은 후보 쪽에서 요청이 있을 때 경찰이 지원을 검토한다. 경찰은 주요정당 원내대표가 있는 정당과 그렇지 않은 정당은 아무래도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이것이 지금 우리 선거의 현실이다.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옛날 말에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다. 과한 것은 부족한 것보다 못하다는 말이다. 취재현장에서 느낀 윤 후보의 경호는 조금은 과한 느낌을 받았다. 다른 곳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은 이야기가 들려온다. 지난해 12월 윤 후보와 함께 충청권을 찾은 경호원들이 지역 언론 기자들의 취재를 방해해 구설에 오른 적이 있다. 당시 취재를 위해 촬영이 가능한 장소로 비집고 들어가는 기자를 경호원들이 계속 몸으로 막고 팔을 잡아끄는 등 정당한 취재 활동을 방해했다고 한다. 

이번 춘천유세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후보의 안전을 위한 조치라며 카메라 기자들을 작은 취재구역에 몰아넣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옥상에서 취재 중인 기자를 발견하고 급하게 올라온 경찰관계자는 사전에 취재와 관련해 어떠한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며 빨리 자리를 비우라고 했다. 사진과 영상을 담기 위해 옥상에 있던 방송사 기자와 신문사 기자들을 쫓아내고 문까지 잠가버렸다. 후보자 안전을 위한 조치라는 이유였다. 이후 경호원들은 혹시 후보에게 위해를 끼칠 수 있는 거동수상자 경계를 위한 조치라며 자신들은 남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윤 후보가 그렇게 위험한 상황에 있나?’

같은 날 춘천을 찾은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유세장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춘천 명동 심 후보의 유세현장은 가족적이고 단란한 분위기였다. 지지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심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었다. 심 후보에게 접근하는 사람을 어느 누구도 막아서지 않았다. 도대체 같은 대선 후보인데 무엇이 다른 것일까? 다시 반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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