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소에는 선관위 직원 없어…
투표관리관, 투표사무원, 투표참관인 등이 지켜

말 많고, 탈 많은 대선이 끝났다. 코로나 확진자를 위해 투표시간이 연장되고, 방호복이 등장하는 와중에 투표함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종이봉투, 바구니 등에 기표된 용지를 넣어야 하는 등 어수선했던 투표소에 대한 여러 의혹들이 쏟아지고 있다. 

춘천 역시, 사전투표 완료자에게 본 투표용지가 발부돼 춘천시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와 경찰에서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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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효자 3동 투표소. 확진자 투표를 위해 방호복을 입고, 투표소를 정리하고 있다.

투표소는 누가 지키나?

투표소에 선관위 직원이 배치되지는 않는다. 투표소에서 문제 상황이 발생할 경우 투표관리관 등의 연락을 통해 출동하거나, 관리하게 된다. 

투표구마다 투표관리인인 1명, 사전투표소마다 사전투표관리인 1명을 둘 수 있다. 자격은 국가 또는 지자체 공무원, 학교 교직원 등이다. 

원활한 투표사무를 위해 투표사무원을 둘 수 있으며 자격은 국가 및 지방 공무원, 교직원, 선거법에 규정된 은행 직원, 기관 직원, 투표사무를 보조할 능력이 있는 공정하고 중립적인 자 등이다. 

투표참관인은 정당·후보자·선거사무장 등이 후보자마다 투표소별로 최대 2명을 선정해 배치할 수 있다. 투표소당 최대 8명의 참관인을 둘 수 있으며 후보자가 많아 참관인이 8명을 넘을 경우 추첨을 통해 선정한다. 

투표관리관, 투표사무원, 투표참관인이 투표소를 지키며, 선관위가 필요시 대응하는 구조이다. 

 관리관, 사무원과는 다른 참관인의 역할

투표관리관과 투표사무원은 투표소를 찾은 선거인의 원활하고, 공정한 선거를 위해 선거사무를 담당한다. 투표를 안내하고, 선거인의 신분을 확인하고, 투표용지를 배부하고, 투표함, 기표소 등을 관리·감시하고, 선거인명부 등 선거관련 물품을 준비하고 관리하는 등은 투표관리관과 투표사무원의 고유 업무이다.

투표참관인은 각 후보자가 투표소 내의 위법사항이 발생하는 것 등을 감시하기 위해 배치하는 것이다. 선거법에 따르면, 투표참관 도중에 선거인에 대하여 직접 질문하거나 투표 또는 투표사무를 방해·간섭·지연시키거나 특정한 정당이나 후보자의 지지 또는 반대를 권유하거나 기타 어떠한 방법으로든지 선거에 영향을 주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 다만, 투표참관 도중에 이의가 있을 경우에는 해당 투표관리관에게 그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 

따라서 투표 개시 및 종료 시에 투표함 봉인, 기표소 이상 유무, 투표함의 개표소 송부 과정 등에 참여하는 것 외에 투표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참관’만 할 수 있다. 

“세금이 아깝다고?” 참관인의 역할도 제대로 몰라

모 정당 참관인으로 사전투표와 본 투표, 개표 등을 모두 참관한 동내면에 사는 황 모 씨(31)는 참관인을 하며 의아했던 점에 대해 제보해왔다. 

“사전투표 당시, 참관인이 7명이었다. 참관인은 조용히 참관만 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다른 정당 참관인들이 선거인들에게 적극적으로 투표를 안내하고, 아는 선거인이 오면 대화를 나누더라. 오히려 가만히 있는 나에게 세금이 아깝다며 핀잔을 줬다. 어이가 없었다.” 이에 대해 투표관리관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 

본 투표 후 개표함을 개표소로 송부할 때도 참여했는데, 여기서도 허술한 점이 보였다고 지적했다. “투표 종료 후 투표함을 옮기는 미니버스가 왔다. 참관인, 투표관리인, 경찰이 함께 타서 투표함을 이송했다. 버스에서 내리자 참관인만이 투표함을 들고, 개표소로 들어갔다. 투표함을 내는 줄에 20분 넘게 서 있었는데, 주변에 투표관리관이나 경찰이 붙어 있진 않더라. 투표함이니만큼 선관위가 직접 관리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누군가 투표함 들고, 날라도 아무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황 모 씨는 “이번에 참관인을 하며 투표소나 개표소 모습을 보니 투표라는 게 사람의 품이 많이 들어가더라. 공정하고,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투입돼야 할 것 같다. 또, 참관인의 감시기능은 매우 중요한 것 같다. 관리인들도 선거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더라. 그런 상황에서 위법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게 참관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의혹없고, 공정한 선거를 위해 선거를 관리하는 사람들에게 각각의 역할에 대해 제대로 교육하고, 정당한 임금을 지급하고, 선관위의 역할을 늘리는 등 많은 과제를 남긴 대선이라는 지적이다.

유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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