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관련 대응 부실 논란…“설렘보단 걱정이 앞서”
양성 판정자를 위한 교내 격리 시설 부족

박상현 대학생기자

도내 대학들이 개강 철을 맞이해 하나둘씩 교문을 열고 있다. 무채색이었던 캠퍼스는 학생들의 즐거운 웃음에 활기와 나름의 색깔을 찾았고, 대면 강의가 확대되면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선후배와 동기들을 만났다. 학생 식당에는 예전처럼 점심을 먹기 위한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고 실제 건물 밖까지 줄이 밀리는 등 원래 모습을 되찾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를 비롯한 학생 사회에서는 설렘의 목소리와 동시에 우려와 걱정도 울려 퍼지고 있다. 최근 《강원도민일보》에서 확진된 기숙사 학생들의 거처논란을 다룬 기사를 업로드했는데, 이를 계기로 학내 구성원들은 코로나 상황에서의 학사 운영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밀집된 공간에 모여 칸막이 하나만을 둔 채로 감염 예방을 주장하는 학교 측의 일방적인 대면수업 확대방침에 대해 ‘소통의 부재’를 지적했다. 실제 대면 수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도내 대학 재학생 김 씨(가명, 22)는 “학교의 대면 수업 강행으로 인해 등교했으나 막상 오랜만에 동기들을 만난 기쁨보다는 감염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앞선다”며 학교의 안일한 방역 대책과 확진자 관리책을 지적했다. 그뿐만 아니라 익명 커뮤니티에서는 확진자의 관리 미숙으로 부모님이 감염된 사연까지 올라오며 많은 학내 구성원들의 분노를 자극했다.

확진자 관리책의 부실은 곧 학습권의 침해까지 이어진다는 지적도 일었다. 확진자의 격리까지는 정부 시책에 따라 어쩔 수 없는 처사이나 확진자를 위한 학습자료의 공유가 부재하다며 학생들을 배려하지 않는 행정이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일부 교수 같은 경우 대면 수업 도중 개인 장비를 가지고 강의를 라이브로 켜는 등의 방법을 활용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강의는 이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개강 이후 확진되어 강의의 거의 대부분을 수강하지 못한 이 씨(가명, 23)는 “전과 이후 선수과목이 필요한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확진자들을 위한 추가적인 학습자료를 제공했으면 한다”며 학사 행정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여러 곳에서 준비되지 않은 개강임을 지적하는 상황에서, 학교 측은 사전에 확진자 대응 매뉴얼을 학교 홈페이지에 업로드하고 수업 전 앱을 통한 자가진단 관련 사항에 대해 미리 안내했다. 하지만 교수의 재량에 의해 방역 관련 지침을 준수하지 않는 강의가 대부분이다. 확진자를 위한 학습자료 제공은 고사하고, 기본적인 강의실 방역 지침조차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의 장기화로 학교는 대면 수업을 확대하는 방식의 학사 운영안을 발표함과 동시에 BCP계획 등 체계적인 확진자 속출에 대한 대응책을 공고했다. 하지만 학내 구성원의 인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현시점에서 검사 이후 양성 판정을 받은 학생들의 학습권 등이 침해받고 있는 것이 사실임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는 여론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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