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서 자연으로, 마음에서 우주로 with 동의보감 & 숫타니파타 / 고미숙 / 북튜브 펴냄 

 

‘내일부터 다이어트 할거야. 술을 끊어야지, 고기를 끊어야지, 담배를 끊어야지’ 몸의 건강을 위해서 하는 다짐이다. 쉽지 않다. 

현대인들은 타인의 시선에 붙들려 젊고 날씬하고, 예쁘고, 잘생긴 외모를 위해 피부 맛사지다, 헬스 개인 지도다, 성형이다 뭐다 해서 엄청난 시간과 돈을 쏟아붓는다. 요즘 남학생들조차 여드름이 나면 병원이 아니라 마사지 숍을 간다고 한다. 이제 그런 시대가 되었다. 자기 투자, 자기 계발의 시대, 이것이 지나칠 경우 스트레스와 분노로 자기의 몸과 마음을 헌신짝처럼 내버리는 삶으로 연결될 수 있다. 현대인은 ‘자기로부터 가장 멀어진 삶을 살고 있다’라고 니체는 말했다.

양생의 길을 알려준 《동의보감》과 마음과 고통의 문제를 담은 부처의 초기 경전 《숫타니파타》에서 찾은 몸과 마음의 생명에 대한 강론을 엮은 책이 고미숙의 《몸에서 자연으로, 마음에서 우주로》이다. 우리들은 소비 중독, 아파트와 가족에 대한 집착, 타인으로부터의 인정 욕망, 외로움에 시달리면서 본래 자기 생명의 바탕에서 멀리 떨어진 삶을 살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거리에 비례해서 몸과 마음은 병들게 된다고 지적한다.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생로병사는 운명일 수밖에 없지만,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생명에 대한 탐구를 시작하자고 말한다.

자신을 잃어버리는 비탄과 집착, 근심과 자기 번뇌의 독화살을 뽑기란 쉽지 않다. 내 몸을 탐구하고 내 몸의 토대인 생명과 자연에 대한 앎을 넓혀가면 내 안의 자연성이 회복되면서 타인의 인정이 필요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삶이 펼쳐진다. 그러면 재난이나 고난에 처하더라고 그다지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것이다. 내 안에 생명력과 영성을 되찾고 집착하지 않고 흘러가는 삶, 지혜와 우정이 있는 삶으로 나아가는 길을 말해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숫타니파타》에서의 가르침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의미가 새삼스럽게 와 닿을 것이다. 그리고 그 길을 좋은 벗과 함께하자고 저자는 손 내민다.

박정아(춘사톡톡회원, 금병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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