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행사에 ‘음식 장만’ 등으로만 참여
실질적인 의사결정 권한 없어

강원도여성가족연구원에 따르면 여성농업인 52.5%가 농사일의 5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이에 반해 무급가족종사가 59.4%이고, 본인 명의 농지가 없는 여성농업인은 60.8%에 달해 여성농업인의 지위 및 소득 불균형 현상을 드러낸다. 1일 평균 전체노동시간 역시, 남성이 311.2분인데 반해 여성이 415.0분으로 훨씬 많다. 이는 농사일 외에 밥, 청소 등의 가사노동이 전부 여성농업인에게만 맡겨져 있기 때문이다. 

출처=프리픽

또한 강원도여성가족연구원은 지역사회 네트워크 참여는 심리·정서적 결합 외 농업 관련 정보를 획득하고 기술을 익히는 데 필수적 요소이나 기존 조직들은 남성 중심으로 움직이고, 가구 단위로 사고하는 것이 익숙해 여성 참여의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여성농업인 중 주민자치회 활동에 70.1% 이상이 참여하지 않는다고 응답했으며, 마을행사 등에서 주요역할은 70.8%가 ‘음식 장만’이라고 답했다. 

2019년 농협·수협·산림조합장 선거 결과를 보면 전국 1천344명의 당선자 중, 단 10명만이 여성이고, 강원은 100명의 당선자 중 여성은 0명이다. 

여성농업인은 지역사회 공론장에 부수적인 역할 등으로만 참여할 뿐 실질적인 의사결정 권한은 없으며, 가족 내에서 수행하는 이중노동(가사와 농사)을 지역공동체에서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도여성가족연구원은 농업인구의 절반을 이루고 농업경제에 기여하고 있으나 농업생산으로 인한 지위도 권한도 없는 여성농업인을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 변화로 제시한 내용은 △여성농업인 생산자단체를 조직해 지속가능한 농업환경 구축 △성평등 임금 실현을 위한 자치단체의 역할 강화 △여성 가사노동 지원을 위한 농번기 공동급식 △각종 법령 개선을 통한 여성농업인 지위 및 권리 강화 △성평등한 농촌문화 및 환경 구축을 위한 교육 △성평등 마을 문화 조성을 위한 성평등 마을규약 만들기 등이다. 

유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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