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윳값이 고공행진을 하더니 3월 들어 2천 원을 넘어서고 있다. 3월 24일 기준 오피넷에 공개된 바에 따르면, 리터당 가격이 무연 보통휘발유는 전국 평균이 2,001.50원, 자동차용 경유는 1,917.97원이다. 평균 가격으로는 2,001원이지만, 가장 비싼 곳은 휘발유 2,872원, 경유 2,840원이어서 지난해 11월 유류세 인하조치가 없었다면 유가 3천원 시대가 열릴뻔 했다. 

경유 가격도 휘발윳값과 거의 차이가 없어지고 있다. 유류세 인하 시행 직전인 지난해 11월 2주차 휘발유는 리터에 1,806원, 경유는 1,602원으로 204원 정도 차이가 있었지만,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 폭이 좁아지기 시작해 50원까지, 어떤 곳은 2, 30원대까지 줄어 경유가 휘발유 가격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유가 상승의 근본적 이유는 국제유가의 변동 때문이다. 미국이 주요 산유국인 이란에 대해 제재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OPEC의 증산이 이뤄지지 않아 국제유가가 오른 것이다. 게다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게 되며 상황이 더욱 악화되었다. 문제의 심각성은 유가가 더 오를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다. JP모건은 유가가 배럴당 185달러까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러시아의 석유 수출이 차단되면 500만 배럴 이상의 공급이 감소해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인상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브렌트유 기준으로 2008년 7월에 기록한 147.5달러가 역대 최고가였지만, 배럴당 200달러가 되면 실제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을 때 3천 원이 훨씬 넘어설 것이다. 

유가 인상은 물가를 비롯한 모든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금리 인상까지 겹쳐 가계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직격탄을 맞는 것은 서민경제이다. 그나마 봄철이 다가오면서 난방유를 주 에너지원으로 하는 가계는 한 시름 놓을 수 있게 되었지만, 2천 원대의 기름값은 코로나로 피폐해진 서민들에게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경유를 주로 사용하는 물류·배달업에 종사하는 배달·운수·화물노동자들은 생계와 직결된 문제이다. 

2022년 1월 기준으로 보통휘발유는 리터당 정유사 판매가격 792.04원에 세금 합계 735.32(교통세 423.00원, 교육세 63.45원 주행세 109.98원, 부가세 138.88원)를 더하면 1,527.83원이다. 현재의 유류세 20% 인하조치가 7월까지 연장되었지만, 현재 휘발유 가격은 인하 전 가격보다 훨씬 더 비싸다. 자동차가 필수품인 시대에 기름값에 포함된 세금은 상상을 초월한다. 1달에 15만 원 주유해, 1년이면 대략 150만 원 정도 든다고 치자. 리터당 휘발유 가격 1,527원 기준이라면 여기에 포함된 세금이 70만 원이 넘는다. 잘 사는 사람들에게는 별문제가 아니겠지만 서민들에게는 큰 금액이다. 관계 법령을 개정해서라도 인하율 법정 최대치인 30%까지 인하시켜야 한다. 이 조치는 빠를수록, 그리고 길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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