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햇볕이 봄내 누리를 환하게 비춘다. 길가의 잡초들도 고개 들어 햇님을 반기는 온기 가득한 봄이다. 춘천의 봄은 이렇게 온다. 우리 봄시내 사람들도 따사로운 봄볕을 맞으며 본격적으로 힘찬 발을 내디딜 때인가 싶다. 이럴 때, 겨우내 움츠려 안으로 파고들었던 몸을 위해 따끈하고 건강한 음식을 찾아야 한다. 그런 연유로 딱 맞아떨어질 음식이 오늘 소개할 추어탕이다. 미꾸라지를 통째로 또는 갈아서 먹기도 하고 튀겨서 먹기도 한다. 봄가을에 기력충전으로 자주들 먹는 보양식이 추어탕이라면 춘천에서 오래되고 맛있는 추어탕집으로 만천리 만천추어탕을 소개해 올린다.

만천추어탕은 만천 구름다리주유소 옆에 있다. 쉽게 설명하면 인공폭포에서 만천리 넘어가다 한일 유앤아이아파트 가기 전 왼쪽에 있다. 만천리 대로변에 용화추어탕으로 영업을 하다 가게 이름을 바꾸었고 지금의 자리로 이전하여 영업하고 있다. 

화사한 봄날에 아내와 오붓하게 단둘이 추어탕집에 찾아갔다. 일단 널찍한 주차장이 여유롭고 편안하다. 성냥갑 같은 식당을 들어서면 가지런히 테이블이 놓여 있다.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새롭고 깔끔한 느낌이 먼저다. 하지만 알고 보면 20년 가까이 추어탕만 고집해 온 장인의 집이다. 테이블에 앉아서 주문하기도 전에 호박죽 한 그릇씩을 떠서 후루룩 맛나게 먹을 여유 있는 분위기가 특별하다. 호박죽은 무한리필이니 맘껏 떠먹어도 된다. 물론 셀프다. 

추어탕은 통추어탕과 갈추어탕이 있다. 편안하게 갈아서 주는 갈추어탕을 시켰다. 이곳 추어탕은 황칠이 들어간 추어탕이다. 황칠은 당뇨나 혈액 순환개선 등 많은 좋은 점이 있지만, 특히 중요한 것은 간독성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 재료다. 미꾸라지에 대한 것도 할 얘기가 많지만, 그저 보신에 좋다는 것에 만족하고 마무리하자. 중요한 것은 맛이니까. 

커다란 전골냄비에 가득히 추어탕이 나온다. 수제비가 들어있다는 점이 이 집의 장점이다. 직접 주인장이 손으로 뚝뚝 떼서 떠 넣은 수제비다. 얇은 수제비가 쫄깃쫄깃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바쁘지 않은 시간에는 수제비를 조금 더 달라고 하면 맘씨 좋은 주인장이 반죽을 직접 갖고 와서 손으로 떼서 넣어준다. 보글보글 끓게 되면 일단 국자로 개인 그릇에 담아서 마늘 다진 것도 넣고, 개인 취향에 맞게 적당히 요것조것 넣어 먹자. 매운 것을 좋아하는 분은 고추 다진 것을 넣어도 좋다. 국물은 구수한 장맛에 간이 적당해서 끊임없이 들어간다. 더 떠먹을 때마다 마늘 다진 걸 추가해 개인 취향에 맞게 먹는 방법을 추천한다. 밥은 양이 적은듯하여 대식가들은 두 그릇은 먹어야 할 것 같다. 산초는 딱히 넣지 않아도 맛이 좋다. 반찬은 단출하게 깍두기, 김치 그리고 그때그때 찬이 바뀐다. 다 먹고 나면 호박죽을 한 그릇씩 더 먹어도 된다.

만천추어탕은 매주 토요일 휴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영업한다. 딱히 휴게 시간은 없다. 이번 휴일에는 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부부끼리 오붓하게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추어탕 한 그릇 먹어보자.

동면 후만로 143번지 /  255-7585

 이철훈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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